중국 샤오미 ‘포코폰’의 진출로 국내 중저가폰 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A7이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무기로 삼고 있다면 샤오미 포코폰F1은 프리미엄폰급 성능을 앞세웠다.
샤오미는 29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12일부터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를 통해 포코폰F1을 예약판매한다고 밝혔다. 중국 스마트폰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동시에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포코폰F1은 출시 전부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넘어 ‘갓(God)성비’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도에서 출시 5분 만에 약 7만여대가 팔리는 등 인기를 끌자 국내에서도 직구를 통해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포코폰F1은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45’를 장착했다. 4,000mAh 배터리에 인공지능(AI) 듀얼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이는 삼성·LG전자의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노트9, V40씽큐(ThinQ)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가격은 42만 9,000원으로 국내 플래그십 제품보다 40% 가량 저렴하다.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는 “포코폰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기술력을 한 차원 높인 제품”이라고 밝혔다.
포코폰F1 출시로 인해 삼성전자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A시리즈는 신흥시장에 더해 국내 시장에서도 샤오미와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멀티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 A7·A9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23일 국내 출시된 갤럭시 A7은 △800만 화소 초광각 △2,400만 화소 표준 △500만 화소 심도 렌즈로 구성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초 트리플 카메라폰이지만 출고가는 49만 9,400원으로 오히려 갤럭시 A7 지난해 모델보다 10만원 가량 낮췄다. 다음 달 중 국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 A9은 후면에 4개의 카메라를 탑재해 카메라 기능을 한 단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의 진출이 국내 중저가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점차 영향력이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