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POSCO)가 매년 연말에 한 해 혁신 성과를 돌아보고 내년 혁신 방향을 세우기 위해 개최하는 ‘IP(Innovation POSCO) 페스티벌’을 올해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지난 달 포스코 노조원들이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 노조에 가입하고 이에 대항하는 노조까지 생기는 등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 행사를 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올해 IP 페스티벌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포스코가 지난 200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IP 페스티벌은 올해 혁신활동 성과와 내년도 혁신 방향을 공유하는 전사적 행사다. 작년에는 12월 6일 전남 광양 백운아트홀에서 포스코 및 포스코패밀리 임직원 1,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상을 움직이는 변화 이노베이션 포 스마트(Innovation for Smart)’라는 주제로 열린 바 있다. 이 행사는 포스코는 물론 계열사·해외법인·협력사 직원들까지 참여하는 포스코의 최대 행사 중 하나다. 포스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올해는 노조 이슈 때문에 안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실제 예년을 감안하면 행사가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이지만 포스코는 아직 행사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개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정을 고려하면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아끼면서 “실질적 차원에서 회사 전체 행사를 어떻게 할지 전반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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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행사 개최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노조 이슈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지난 1968년 창립 이후 사실상 무노조 상태였으나 최근 노조가 생기면서 사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포스코는 노조 이슈에 대응하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 예로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별로 특별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는 지난 26일까지 교섭요구 단체를 접수했다. 포스코는 현재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뿐만 아니라 한국노총 소속으로 노조 출범을 준비 중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다. 신청 단체 중 조합원이 많은 곳이 교섭대표노조로 사측과 근로조건 등을 협상하게 되지만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되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노총은 소속의 포스코노조 비대위는 지난 27일 조합원 수가 5,999명이라고 밝혔지만 민주노총 포스코지회는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행정기관에서 각 노조의 명부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소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이처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새 노조 뿐만 아니라 지난 1997년 출범 이후 사측과 임금협상, 근로·복지 조건 등을 협의해 온 ‘노경협의회’까지 총 세 개 조직이 난립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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