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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발전 3.6시간 뿐인데도…새만금에 결국 '세계최대' 태양광 강행

한전, 209원에 사서 110원에 팔아

매년 3,600억 규모 손해 볼수도

민간투자 10조 계획엔 지원책 없어

25조 경제 유발 효과 달성도 '글쎄'

일각 "일조량 고려 최적 장소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마친 뒤 유수지의 수상태양광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전북 군산 유수지 수상태양광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4GW 규모의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을 공식화했다.

새만금 내측 국제협력·산업연구용지(38.29㎢) 등에 2.8GW 규모의 태양광과 각 0.1GW급 풍력·연료전지 발전시설을 조성하고 새만금 방조제 바깥쪽 군산 인근 해역에는 1GW급 대형 해상풍력단지를 건립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단지와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건설된다”며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의 개막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일조량 등을 고려하면 새만금 지역이 세계 최대의 태양광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는 아니다”라며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24시간 중 평균 3.6시간만 발전…“한전, 매년 3,600억원 손해”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 지역의 태양광 일조량은 하루에 1㎡당 3.61㎾h 수준이다. 국내 평균인 3.48㎾h보다는 다소 높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건립하기에 최상의 조건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루 24시간 중 3.61시간(이용률 15%)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새만금 간척지가 위치한 전북 지역의 일조량은 한반도 전체를 두고 봤을 때도 전국 95개 관측소 중 28위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낮은 사업성 탓에 한국전력이 막대한 부담을 진다는 점이다. 정용훈 KAIST 교수의 도움을 받아 새만금 지역의 일조량을 토대로 연간 예상 태양광발전량을 계산해보니 36억9,200만㎾h였다. 한전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사오는 단가가 1㎾h당 209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전의 연간 사업자 지급액은 7,689억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전력은 전력 소비자들에게 1㎾h당 110원의 전기요금을 받는다. 소비자에게서는 연간 4,047억원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결국 매년 3,642억원이 손해라는 결론이 나온다. 정 교수는 “한전의 손해가 누적되면 결국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원도 없이 민간자본 10조원 모으겠다는 정부=정부가 발표한 계획에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정부 지원금 5,690억원이 사라졌다. 오로지 민간자본만 10조원을 유치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인데 구체적이지도 않다. 새만금청 관계자는 “사업자 공모를 추진할 것”이라며 “사업지역이 일조량도 우리나라 평균을 웃돌고 바람자원도 풍부해 무조건 이익이 나는 지역이라 사업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청은 민간자본 10조원이 몰리면 신재생에너지 연관기업 100개사를 유치할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해 25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물론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이 현재로서는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이 될 수 있다. 한전이 생산된 전력을 전기요금의 두 배 수준으로 무조건 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 리스크가 크다. 정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정책이 바뀌어 보조금이 낮아질 수 있는 등 정책 리스크를 고려할 것”이라며 “사업기간 20년 동안 고정가격을 약속하지 않으면 사업자들이 쉽게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현재 대규모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 5사가 이를 떠맡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발전사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발전사들의 RPS 비율이 늘어나면 발전사들은 어떻게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새만금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8년째 사업 진행…역대 정부마다 개발 방향 바뀌어=문 대통령이 이날 새만금을 직접 방문해 “전북 새만금을 명실공히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선포하는 날”이라며 치켜세웠지만 지역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새만금을 환황해 경제권의 전략 거점으로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지역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은 채 개발 방향을 급선회한 탓이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은 “군산시민과 전북도민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기본계획을 무시하고서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다는 것은 절차와 법령을 위반한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1991년 첫 삽을 뜬 새만금 사업은 28년째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겪었다. 착공 당시 목적은 식량 안보를 위한 농업용이었지만 노무현 정부 때는 비농지 비율을 28%로 늘렸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이 비농지 비율을 70%로 늘리는 등 계획이 바뀌었다. 박근혜 정부는 새로운 한중 경협단지 조성에 방점을 뒀고 사실상 농업 중심의 개발계획을 폐기하기도 했다. 4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비전이 정부의 계획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확언하기 힘든 이유다.
/강광우·박형윤·윤홍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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