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정부의 해운업 육성을 위한 ‘우수 선화주 인증제도’에 따르면 정부는 우수 선화주 인증을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선화주 공통으로 인증 등급에 따라 항만시설 사용료를 30~50%까지 감면해준다. 감면 받은 항만시설 사용료의 절반은 해양진흥공사가 운영하는 상생 협력자금으로 조성된다.
선사와 화주에 따라 맞춤형 혜택도 주어진다. 우수 선사로 인증된 기업에 대해서는 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당 일정액의 부대 비용을 보전해줄 계획이다. 또한 인증 등급에 따라 해양진흥공사 보증 한도를 최대 1.5배 확대하고 보증료율을 최대 20%까지 인하해 줄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이나 LG(003550), 포스코(POSCO(005490)) 등 화주에 대해서는 수출물품 선별검사 시 우선적으로 검사하고 수출서류를 간소화해주는 등 통관절차를 간소화해 줄 예정이다. 또한 인증 등급에 따라 무역보험공사 수출신용보증 한도를 최대 1.5배 확대하고 보증료율을 최대 20% 인하해 줄 방침이다.
정부가 우수 선화주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해운재건을 위해서는 선주와 화주 조선사 등 해운 관련 기업들 간의 지속적인 상생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상생 협력 정도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차별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생 협력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화주의 경우 선사 이용률과 선박 및 선사 투자 비율, 동반 투자 계획 등이 심사 항목에 담길 것으로 예상되며 선사는 선박 발주 및 터미널 투자 계획, 국적 화주 우대 서비스 등이 평가 항목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향후 우수 선화주 인증제도를 선주·화주·조선사가 공동으로 선박 투자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상생펀드’와도 연계할 방침이다. 정부는 해운 재건 5개년 발표 당시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며, 상상펀드에 참여하는 화주에게 우대 혜택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에도 화주가 상생펀드에 출자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화주가 상생펀드에 일정 금액 이상 출자할 경우 우수 선화주 인증제도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기획재정부, 관세청, 항만공사 등 관련 부처 및 기관과 인센티브와 관련된 협의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까지 인증 세부절차와 심사 기준 및 배점, 인증위원회 구성 등 세부사항을 마련해 해운법을 개정하고 우수 선화주 인증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한편 작년 2월 국내 1위, 세계 7위인 한진해운이 파산한 후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글로벌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국내 1위인 현대상선(011200)의 현재 시장점유율(선복량 기준)은 1.8%에 불과하며, SM상선은 0.4%에 그치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전인 2016년 8월만 하더라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3.0%와 2.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심지어 현대상선은 지난 2015년 2·4분기 이후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현대상선에 1조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지만 단기간 내 해운업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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