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 사무금융노조 및 카드사노조협의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비판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자영업자가 힘든 원인을 카드 수수료로 몰아붙이는 정치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이대로 가면 2003년 카드사태처럼 카드 노동자를 실업자로 양산하는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정은 이달 중 카드 수수료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카드 업계에서는 내년 카드 수수료가 1조원 인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카드 산업의 존망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미 9차례의 카드수수료 인하로 가맹점 최고 수수료율은 2007년 4.5%에서 현재 2.3%로 낮아졌으며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중소·영세가맹점의 범위는 각각 연 3억~5억원, 3억원 이하까지 확대됐다.
카드 업계는 이에 따라 카드사 및 협력업체를 포함한 카드산업 종사자들의 처지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며 아우성이다. 김 위원장은 “카드사뿐만 아니라 밴(VAN)사, 카드 모집인 등 카드 유관 종사자는 10만명이며 가족으로 따지면 40만명에 달한다”면서 “카드 수수료 인하 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정면으로 역행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자영업자 대책으로는 임대료 인하 등이 근본적 해법이라는 것이 카드업계의 입장이다. 장경호 카노협 의장은 “지속 불가능한 포퓰리즘에 불과한 카드수수료 인하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상가 임대료를 인하하고,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등 소상공인이 절실하게 필요한 진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절감에도 반대했다. 장 의장은 “마케팅 비용의 90% 이상은 카드 소비자들의 포인트 적립, 할인, 무이자 할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카드수수료를 낮추라는 것은 카드 소비자의 후생을 카드 가맹점으로 이전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카드 사용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현저하게 낮고 대부분 가맹점 수수료에서 나오니 앞으로 비용 부담을 합리화하겠다“며 최대한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