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시가현 오쓰의 세타GC(파72)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은 78명의 참가 선수 중 한국 선수가 18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무려 23%.
이 대회는 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다. LPGA 투어 상금 상위 43명, JLPGA 투어 상금 상위 35명이 컷 탈락 없이 3라운드 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양대 투어 소속 9명씩이 나선다. 각 투어에서 한국의 득세가 워낙 두드러지다 보니 이번주 출전자 가운데 거의 4명 중 1명이 한국 선수다.
18인의 태극낭자들이 일본 공습에 나선 첫날 선봉은 유소연(28·메디힐)과 신지애(30·스리본드), 김인경(30·한화큐셀)이 맡았다. 유소연과 신지애는 과거 세계랭킹 1위를 지낸 선수들이다. 세계 3위 유소연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챙기는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7언더파 단독 선두. 마지막 우승인 지난 6월 마이어 클래식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6승의 유소연은 JLPGA 투어 우승 경험도 있다. 9월30일 일본여자오픈에서 일본의 자존심 하타오카 나사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유소연은 당시 우승으로 ‘내셔널 타이틀 수집가’다운 면모를 다시 한 번 뽐냈다. 앞서 그는 중국여자오픈, US여자오픈, 캐나다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유소연은 이날 그린을 2번밖에 놓치지 않는 견고한 아이언 샷과 27개의 짠물 퍼트를 자랑했다. 벙커에 2번 빠졌지만 타수를 잃지 않았다. 일본여자오픈에서의 패배를 되갚으려는 같은 조 하타오카도 6언더파 공동 2위로 선방해 둘의 경쟁은 더욱 흥미롭게 됐다.
일본파 신지애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적어 6언더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린 적중률 100%의 컴퓨터 아이언 샷으로 2013년 2월 호주여자오픈 이후 5년9개월 만의 LPGA 투어 우승에 도전한다. LPGA 투어에서 통산 11승을 거두고 2014년부터 일본 무대에 전념하고 있는 신지애는 올 시즌 JLPGA 투어 상금 2위에서 안선주를 뒤쫓고 있다. JLPGA 투어 상금왕까지 차지하면 한미일 투어 상금왕을 모두 경험하는 최초 기록을 쓴다. 신지애는 “페어웨이를 두 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퍼트도 썩 잘 됐다. LPGA 투어의 오랜 친구들을 만난 것도 반가운 일이었다”며 “JLPGA 투어는 3라운드 대회가 많아 라이프 밸런스를 맞추기에 좋다. 골프 외의 생활을 충분히 즐기고 대회장에 오면 더 집중이 잘 된다”고 말했다. 페어웨이 안착률 100%의 김인경도 6언더파 공동 2위.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챔피언으로 올 시즌은 아직 우승이 없는 그는 시즌 첫 승이자 통산 8승의 좋은 기회를 잡았다. 이밖에 드라이버 샷 평균 263야드의 장타를 선보인 김세영은 5언더파 공동 5위에서 시즌 2승째를 노리고 안선주와 전인지는 각각 2언더파 공동 28위, 1언더파 공동 36위로 첫날을 마쳤다. 세계랭킹 1위 복귀 후 첫 대회에 나선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2언더파 공동 28위. 평균타수 2위(69.64타)에서 1위 쭈타누깐(69.37타)을 상대로 대역전 가능성을 엿보는 신인왕 고진영은 4언더파 공동 7위다. 쭈타누깐보다 2타 나은 성적으로 출발했다. 세계 2위 박성현은 대회 출전 대신 휴식을 택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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