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OLED 제조사가 늘어나며 세트사의 가격협상력이 높아지는 것도 삼성에는 부담이다. 삼성에 이어 LG디스플레이·BOE·차이나스타(CSOT)·비전옥스·티안마 등이 중소형 OLED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과 후발주자 간 기술격차가 1~2년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후발주자가 품질과 생산성을 일정 수준 갖추면 세트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미 애플이 삼성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BOE 등과 가격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삼성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100만원을 훌쩍 넘어버린 스마트폰에 소비자 저항이 커질 경우 세트사는 완제품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제조원가의 10%가 넘는 플렉시블 OLED의 공급가를 줄이든가 아예 LCD로 교체하는 일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아이폰XS의 값은 150만원 선으로 노트북 수준”이라며 “디자인이나 화질 면에서 소비자가 LCD와 OLED 간에 큰 차이를 못 느낀다는 점이 판매 결과로 입증될 경우 플렉시블 OLED 수요가 주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발 LCD 공세에 맞서는 것도 삼성디스플레이의 과제 중 하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비중을 80%가량으로 늘리며 LCD 공급 과잉에 대응해왔다. 다만 BOE는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60인치 이상 초대형 LCD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8K TV용 패널 판매를 늘리고 향후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 같은 연착륙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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