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아이폰 신제품을) 구매하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애플 아이폰XS·XS맥스·XR이 출시된 첫 날인 2일 서울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길게 줄을 섰다. 연차 휴가를 낸 직장인과 대학생 등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폰 신제품을 보기 위해 전날 저녁부터 밤샘 노숙을 마다하지 않았다. 애플스토어가 개장한 오전 8시가 되자 도로를 따라 늘어선 대기줄은 200m를 훌쩍 넘어섰다.
애플스토어에서 첫 번째로 아이폰 신제품을 구입한 김상혁(25)씨는 “이전에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제품을 썼는데 디자인과 편의성 때문에 아이폰을 써보면 좋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초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신제품은 지난달 26일 사전예약이 시작된 이후 국내에서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폰의 높은 가격은 이익 증가로도 이어졌다. 애플의 올해 3·4순이익은 141억 달러(15조 9,7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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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3·4분기 영업이익 2조 2,200억원으로 1년 만에 32.5% 줄어들었다.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아이폰은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793달러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는 220달러 초반(태플릿 포함)으로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이더라도 막상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수익 대부분은 애플이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점유율 1위 역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대비 1년 만에 출하량이 13.3%(8,340만대→7,230만대)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화웨이는 32.5%(3,910만대→5,180만대)로 늘어났다. 중저가폰 시장을 중심으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확장세는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제조업체들은 점차 자국 시장보다는 다른 국가들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3·4분기 중국 시장에서 13% 성장했지만 해외에선 60% 급성장했다. 샤오미는 중국에선 오히려 16% 감소했지만 다른 국가에선 83% 성장했다.
타룬 파탁(Tarun Pathak)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중국 브랜드들은 자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이고 있으며 아시아 및 유럽 지역에 적극 진출해 점유율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확장하는 사이 주요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과거 20%까지 차지했던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올해 3·4분기 1.1%로 급감했다. 줄곧 1위를 지켰던 인도에서도 지난해 4·4분기부터 샤오미와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다 올해 3·4분기 2위(23%)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인 갤럭시 A 시리즈에 멀티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신흥시장 공략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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