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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뺨친 롤드컵... 뒷맛은 씁쓸

매회 2시간 만에 매진 행렬

결승전 관중 2만6,000명 북적

해외 관객만 5,000명 이상 몰리고

외신포함 150명 취재열기도 후끈

16년만에 매진없는 PO와 대조

이적한 한국인 선수 맹활약 덕에

中 'IG' 첫 우승...韓은 8강서 탈락

민간 투자 불씨 살릴 진흥책 절실

지난 3일 인천문학주경기장에서 열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세계 대회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 2만6,000명의 국내외 관객이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맞붙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프로야구(KBO) 플레이오프 대결은 5차전까지 한 번도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16년 만에 처음 일어난 일이다. 반면 다음날 (3일) 야구장 바로 옆 인천문학주경기장(축구장)에서 열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는 2만6,000석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최고 장당 6만원에 달하는 결승전 티켓은 판매 때마다 2시간 내에 매진됐다. 이날 인천문학주경기장은 기존 좌석 절반을 가득 채우고 운동장 내부에 마련된 자리까지 관객으로 들어찼다. 특히 중국과 유럽을 비롯해 5,200명 이상의 해외 관객과 150명 이상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글로벌 e스포츠 축제’라는 것을 증명했다. 리그오브레전드 운영사인 미국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계속해서 매진을 기록해 e스포츠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 3개팀이 8강전에서 탈락해 6년만에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결승전의 흥행 열기를 새삼 짐작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종목으로 하는 롤드컵은 2011년부터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이한 대형 e스포츠 대회다. 한국에서는 2014년 이후 4년 만에 열렸다. 게임 상품 수익금까지 포함하면 총 상금 규모는 500만달러(약 55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롤드컵 결승전에서는 중국의 ‘인터빅스 게이밍(IG)’이 유럽 대표 ‘프나틱’을 3대0으로 꺾고 중국팀 처음으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다수의 중국인 관람객이 오성홍기와 ‘판다’가 그려진 응원기를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IG에 ‘루키’ 송의진, ‘더샤이’ 강승록, ‘듀크’ 이호성 등 한국인 선수가 맹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김정수)과 코치(원상연)도 한국인이다.



중국을 비롯해 해외 기업과 투자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막대한 자금력과 e스포츠 산업 육성 의지를 보이며 투자를 이어왔다. 한국의 유망 프로게이머도 각국에서 대거 영입했다. 실제 롤드컵에 올라온 해외 21개팀중 한국 국적의 선수는 18명에 달한다. 프로게이머가 더 나은 처우와 환경을 찾아 팀을 옮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유망 신인과 최고 기량의 선수·감독·코치가 한꺼번에 한국을 떠나는 것은 e스포츠 업계에는 뼈아픈 일이다.

반면 국내 e스포츠 시장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e스포츠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e스포츠협회’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리를 비운 뒤 1년 6개월 넘게 차기 회장을 못 구했다. e스포츠가 지난 8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지정돼 한국e스포츠협회는 국가대표를 선발해야 하는 주관 기관이 됐지만 오히려 대한체육회 가입 승인을 놓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는 등 갈등만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유력했던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서 한국은 중국팀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e스포츠 시장의 주도권은 중국과 북미 지역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최근 한화생명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을 인수하는 등 민간 투자 수요는 꾸준히 있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된 진흥 정책을 마련해 산업을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지난 3일 인천문학주경기장에서 열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세계 대회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유럽 ‘프나틱’을 3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중국 ‘인터빅스 게이밍(IG)’ 소속 선수들과 코치진이 우승컵을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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