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최정우(사진) 포스코 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5년간 45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2만개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포스코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외부전문가와 직접 마주 앉는 ‘기업시민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5일 인천 송도 인재창조원에서 열린 ‘With POSCO 경영개혁 실천대회’에서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본연의 업무에 몰입해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부가가치 철강재 판매 비중 강화 △철강 수준의 리튬 사업 경쟁력 확보 △트레이딩·건설 등 중복 사업 효율화를 내걸었다. 포스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대해 “궤도에 오른 철강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리튬 등 권 전 회장 때부터 추진해온 신규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판매량 1,200만톤을 달성해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지난해 910만톤에서 25% 가까이 목표를 높여 잡았다. 서울사무소 내 HR(채용 제외), 공정, 품질 부문 300여명을 포항·광양제철소로 전진 배치해 이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히 자체 기술 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기술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사업인 리튬 부문에서는 그룹 내 분산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신성장사업을 진두지휘할 외부전문가를 총괄 책임자로 영입해 ‘철강 부문’과 동급인 ‘신성장 부문’으로 조직을 격상한다. 아울러 내년 통합을 앞둔 양·음극재사업은 ‘이차전지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해 수요자 맞춤형 제품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앞서 음극재를 만드는 소재 회사인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의 통합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그 후속 조처다. 아울러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해 음극재 및 전극봉의 원료가 되는 침상코크스 생산 공장을 포스코켐텍에 신설, 고부가 탄소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할 예정이다.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체 보유 현금과 함께 향후 5년간 벌어들일 자체 창출자금을 활용, 2023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한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에너지 트레이딩과 건설 사업에도 메스를 댄다. 액화천연가스(LNG) 미드스트림(거래 및 수송) 분야에서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의 LNG 도입 업무를 포스코대우로 일원화한다. 광양의 LNG 터미널은 포스코에너지와 통합하고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발전은 제철소의 발전사업과 통합 운영함으로써 시너지를 높인다. 그룹 내 설계, 감리, 시설운영관리 등 건설 분야의 중복·유사 사업을 포스코건설이 흡수한다.
최 회장은 이날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며 사회공헌 활동 계획도 구체화했다. 취임 이후 100일 동안 3,300여건의 ‘러브레터’ 건의사항과 그룹 임원들로부터의 업무 혁신 아이디어도 수렴한 결과물이다. 최 회장은 “임직원·그룹사·협력사 간 근무 환경이나 처우에 차별이 없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와 협력사와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복지시설을 협력사 직원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공정한 거래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퇴직임직원이 근무하는 협력사에 대한 감사를 강화한다. 아울러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벤처밸리를 조성하고 캠프를 운영해 청년들의 취·창업을 후방 지원한다. 이 같은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 회장이 직접 참여하는 기업시민위원회와 기업시민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주주친화 정책도 확대한다. 이익규모에 따른 추가 환원 배당정책을 검토하고 사외이사IR과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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