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그동안 물가 상승을 짓누르던 요인이던 원화 절상 효과의 영향력이 올해 들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으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분석된다.
임 위원은 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물가 상승률 수치가 낮은 데 원·달러 환율이 일조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물가를 끌어내리는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는 원자재의 70% 이상, 중간재의 20%를 수입하는 소규모 개방경제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 가격이 오르며 물가에 상방 압력을 준다.
임 위원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과 경상수지, 내외 금리 차 등을 꼽았다.
세계 경제가 좋을 때는 수출과 자본시장을 통해 달러 공급이 늘어나며 원화가치가 오르지만 침체기에는 반대로 움직인다. 경상수지 흑자 역시 환율 하락 요인이다. 내외 금리 차의 경우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를 향한 관심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며 앞으로 5~10년 뒤 환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임 위원은 내다봤다.
임 위원은 2016~2017년에는 경기 회복기에도 환율이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시작된 원화 가치 상승 추세가 최근에 추세 전환을 시도하며 물가를 누르는 힘이 약해진다는 게 임 위원의 판단이다. 그는 “글로벌 경기 환경이 유동적인 상황이기에 향후 원화 가치 변동성이 크게 확대할 수 있다”며 “환율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기저물가 흐름과의 연관성을 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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