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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금리 상승기 채권투자 다시보기

조준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본부장

조준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본부장




주식과 같이 변동성이 큰 상품의 기대수익률은 채권과 예금처럼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자산에 비해 높은 편이다. 변동성이 곧 위험이자 수익의 기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공모펀드시장에서 채권형 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지난 2017년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의 상승 여력이 둔화되면서 단기채권형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공모채권형의 운용규모는 20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1990년대 전체 운용규모의 90%를 상회하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채권형 상품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안전자산으로서 채권의 안정성과 수익성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채우지 못한 데 있어 보인다. 채권은 엄연히 디폴트 위험이 존재하는 투자상품이다. 채권은 약정이율만큼의 수익만 보장되는 정기예금 등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물론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를 한다면 예금과 유사한 투자일 수 있으나 매입시점과 매도시점에 따라 같은 채권에 투자하더라도 수익에 차이가 발생한다. 즉 일반적인 채권 투자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타이밍이 중요하다.



보통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가 오르는 만큼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의 매력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금리는 쉽게 표현해 ‘현금의 가치’라고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현금의 가치 상승은 상대 재화의 가격 하락을 의미하니 금리 상승 시 채권 투자의 매력이 낮아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단순한 인과관계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 금리 상승의 이유가 무엇인지, 그 기간과 수준이 얼마인지, 채권의 종류가 무엇인지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단기채권형이나 변동금리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가 유리할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싸진, 즉 높은 수익률을 담보하는 채권에 곧바로 재투자되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 수준이 충분히 높아지고 향후 추가상승이 제한적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에는 장기 채권형 펀드를 고려해볼 수 있다. 높은 쿠폰 수익률과 금리 하락 시 큰 시세차익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까지 2번 이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금리는 이를 사전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내년 하반기쯤이면 이후 예상되는 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커져 불안해진 주식시장에서 잠깐 눈을 돌려 채권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언제나 정답인 투자대상이나 펀드는 없다. 금리 상승기에 채권 투자 다시보기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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