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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폐패널 논란 확산..."기업이 부담" vs "공멸"

정부 "생산업자가 처리" 주장에

기업들 "비용부담 커" 도입 반대

2년 유예도 미봉책...소비자만 피해

정부가 태양광 제조·수입업체에 태양광 패널 재활용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태양광 재활용 비용을 생산·수입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부담금이 제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40%에 육박한다며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환경부는 제도 시행을 2년 뒤로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태양광 제조자에게 태양광 패널 재활용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4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태양광 패널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고 패널 제조·수입업자에게 재활용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냉장고·세탁기·컴퓨터 등 27개 품목이 대상이었지만 정부는 여기에 태양광 패널 등 23개 품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태양광 업계는 이렇게 되면 비용 부담이 상당히 커져 산업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재활용 패널 1㎏당 부담금 1,696원과 수거비용 433원이 붙어 총 2,129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설비용량 100㎿로 따지면 부담금액은 14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이들의 추산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비용 부담은 생산자들이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활용 의무 비율 이하는 업계가 공제조합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비용을 분담하고 이 비율을 지키지 못했을 때만 법정 부담금이 부과되는 것”이라며 “또 당초 2021년부터 적용하기로 했지만 2년 유예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EPR 대상 품목에 태양광 패널을 포함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반론한다. 태양광산업협회의 관계자는 “수익률이 1~3% 수준인데 여기에 제품 가격의 40%에 가까운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사업을 접으라는 이야기”라며 “발전설비인 태양광 패널을 전기·전자제품으로 명시한 것 자체가 법적 정합성이 부족하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부담금이 적용되면 발전량 기준으로 태양광 패널 처분 비용이 원전의 사후처리 비용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환경부 부담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태양광 패널에 1㎾h당 5원30전의 사후처리 비용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는 원전 사후처리 비용인 5~8원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결국 이 부담은 전기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1㎾ 태양광 패널당 재활용 처분 비용 14만원을 1㎾ 태양광 설비의 20년 발전량(이용률 15% 가정) 2만6,280㎾h로 나누면 1㎾h당 5원30전의 태양광 패널 사후처리 비용이 계산된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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