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에서 분비되는 단백분해 효소인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출 능력을 100배 이상 높여 전립선암 선별검사의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바이오센서 기술이 개발됐다.
7일 단국대학교에 따르면 이승기·박재형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와 김형민 연구원이 극소량의 혈중 PSA도 검출해내 전립선암 선별검사의 진단 오차율을 기존의 10~15% 수준에서 4%로 줄여주는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3건의 관련 특허도 등록했다.
이 센서는 전립선암 선별검사용으로 널리 쓰이는 PSA 효소측정법에 기반하면서도 광학·나노기술을 접목했다. 광섬유 단면에 금 나노입자를 부착하고 미세유체칩을 결합했다. 센서에 혈액을 흘려주면 PSA가 금 나노입자 표면 항체와 결합해 특정 광학신호를 보내 ‘전립선암 의심군’을 높은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다. 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 등을 통해 확진한다.
PSA 검출반응은 직경 0.25㎜의 초미세 광섬유에서 이뤄지는데 혈액 1㎖당 124fg(펨토그램, 1fg=1/1,000조g) PSA를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5분이면 검사할 수 있고 1개당 2,000∼3,000원 수준으로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어 국내외 의료기기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교수는 “전립선암은 물론 갑상선암 진단에서도 바이오센서의 유용성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항체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다양한 암 진단에 바이오센서가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혈중 PSA가 높다고 모두 전립선암인 것은 아니다. 사정한지 며칠 안 됐거나 심한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등도 PSA 수치를 올릴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혈중 PSA 농도가 40대는 2.0ng/㎖, 50대는 3.0ng/㎖, 60대는 4.0ng/㎖, 70대는 5.0ng/㎖ 이상이거나 단기간에 급증하면 전립선암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혈중 PSA 농도는 전립선암 치료 후 재발·악화 여부를 판정하는데도 활용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센서와 액추에이터 B’(Sensors and Actuators B)에 발표될 예정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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