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첫 번째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홈’을 전격 공개했다. 지난 8월 갤럭시노트9 언팩(공개) 행사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지만 직접 이용해볼 수 있도록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 2018’에서 갤럭시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홈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사운드’다. 20㎝가량의 검은색 항아리형 몸체에는 전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업체 하만의 AKG 스피커 6대가 내장돼 있으며 바닥에는 저음을 담당하는 1대의 우퍼 스피커가 달려 있다. 이에 따라 음악을 켜는 순간 갤럭시홈의 모든 방향에서 음악이 나오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사운드 스티어(steer) 모드를 설정하면 사용자의 목소리나 스마트폰을 통해 소리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발화자가 말하는 방향에 따라 갤럭시홈이 음악이 나오는 방향을 변화시키기도 했다. 또 갤럭시홈과 연동된 스마트폰에서 스티어 모드를 켠 뒤 손가락으로 화면을 둥글게 움직이자 손가락이 향하는 곳을 따라 소리가 나오는 방향이 바뀌었다.
여러 가전기기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하이 빅스비(Hi Bixby)”라고 부른 뒤 아침 인사를 건네면 거실 전등이 켜지거나 스마트폰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리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빅스비가 화면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갤럭시홈은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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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손을 대지 않고도 전화를 걸 수도 있고 캘린더와 뉴스를 체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언어는 현재 한국어, 미국 영어, 중국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빅스비가 추가로 지원하는 5개(영국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의 언어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구글이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AI 스피커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고품질의 음향을 주무기로 도전장을 내면서 3강 체제가 형성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갤럭시홈의 출시 일정과 가격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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