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036490)가 올해 계속된 약세장에서도 드물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상위 종목을 휩쓴 바이오와 미디어 가운데 몇 안 되는 정보기술(IT)·반도체주인 SK머티리얼즈는 주가 강세에 힘입어 시가총액 10위 진입을 노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는 지난 3월 말부터 이날까지 18.59% 올랐다. 월별로 봐도 4월 3.42% 오른 것을 시작으로 5월 8.3%, 6월 7.18%, 7월 1.34%, 8월 -0.44%, 9월 1.1%, 10월 2.02% 등 8월 소폭 하락한 것을 빼고 모두 상승했다. 특히 증시가 폭락해 이른바 ‘검은 10월’이라고 불리는 지난달 코스피 수익률(-13.37%)을 훨씬 웃돌며 주가 방어에 성공한 것이 눈에 띈다.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SK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1조8,638억원으로 1조9,033억원인 셀트리온제약에 이어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코스닥 시총 상위를 차지한 쟁쟁한 바이오·미디어주 사이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SK머티리얼즈는 올해 3·4분기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1% 오른 1,86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 증가한 512억원을 거뒀다. 시장의 전망치(매출 1,776억원·영업이익 490억원)를 웃돈 호실적이다. 주력사업인 특수가스 부문의 업황이 좋고 일부 자회사가 기대보다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이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머티리얼즈의 특수가스 주력제품은 반도체 공정 중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정 작업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고정에 필수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NF3의 판매량이 2·4분기에 비해 7%가량 증가했고 판가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자회사인 SK트리켐은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이 150% 이상 크게 늘었고 SK에어가스의 매출액도 전 분기 대비 15%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권휼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반도체의 경우 공정 미세화와 3D 낸드 비중 증가로, 디스플레이는 고해상도화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 확대로 NF3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IT 성수기 진입, 애플의 신규 아이폰 출시 등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라인 가동률이 확대되고 공정이 개선된 반도체 제품 출하가 늘어남에 따라 NF3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NF3 생산량의 4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에 이 같은 수요 확대는 매우 유리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는 현재 1만600톤 상당의 생산능력을 오는 2020년 1만6,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4·4분기와 내년 매출전망도 밝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의 4·4분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40.7% 증가한 1,972억원, 영업이익은 7.3% 늘어난 550억원으로 분기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24%, 37% 증가하는 8,411억원과 2,485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NF3·육불화텅스텐(WF6)의 생산능력 증설 효과와 가격안정에 따라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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