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차세대 이동통신 5G 장비 공급사로 국내외에서 보안 이슈가 불거진 화웨이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최종 선정했다고 8일 발표했다.
KT는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 제공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술력은 물론 기존 LTE망과 연동, 안정적 운용, 투자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KT는 LTE 도입 당시에도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를 써왔으며, 5G 도입을 앞두고 메인 장비업체로 이들 3사에 화웨이를 더해 4개사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선정되지 못한 것은 기존 LTE 장비와 연동이 나머지 3사보다 어렵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지목됐다. 5G는 도입 초기 LTE망을 함께 쓰는 NSA(비단독모드) 방식으로 구축되는데, 이통사 입장에서는 신속한 망 구축과 관리 안정성 측면에서 LTE 장비를 공급했던 제조사의 제품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LTE 장비를 도입했었던, LG유플러스가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고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화웨이의 끊이지 않는 보안 논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5G 장비는 국내 전국망 대역인 3.5㎓(기가헤르츠)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지며 미국과 호주 시장에서 배제된 바 있다. 영국 정부도 최근 보안을 포함한 이동통신 인프라를 검토하면서 화웨이 배제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기업으로 이미지 마케팅을 해온 KT 입장에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무릅쓰고 스파이 논란이 불거진 화웨이 장비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화웨이가 향후 5G 망 구축 과정에서 추가 채택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업계는 5G가 비단독모드를 거쳐 5G 네트워크만을 쓰는 단독모드(SA·Standalone)로 진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화웨이 장비가 도입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KT 관계자도 “이번에 선정한 업체들은 초기 상용화를 위한 장비를 공급하게 된다”며 “망 구축이 진행되면서 장비 공급사가 추가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KT는 선정 업체와 계약을 마무리하는 대로 기지국 구축에 나설 예정으로, 코어망과 기지국 구축을 위한 기초 인프라 준비가 끝난 만큼 망 구축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KT는 “장비업체와 협업을 통해 5G 상용 서비스를 완벽하게 제공할 것이며, 5G 기반의 B2B(기업용) 서비스를 개발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생활을 누리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9월 5G 장비사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를 선정했고, LG유플러스도 여기에 화웨이를 추가해 4사 장비를 사용한다. 통신 3사는 5G 주파수가 할당되는 오는 12월 1일 5G 첫 전파를 송출할 계획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일반 상용화는 5G폰이 출시되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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