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최근 아토피 신약 후보물질 ‘JW1601’의 임상 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지난 8월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에 4억2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에 성공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앞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억제하고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효능을 입증했다.
기존 아토피 치료제의 제형은 연고제와 주사제가 대부분인데 JW161은 먹는 형태의 경구형이어서 상용화에 성공하면 환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JW중외제약이 내년까지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하면 2020년부터는 레오파마가 글로벌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기업 강스템바이오템도 세계 최초 줄기세포 기반 아토피 치료제 ‘퓨어스템-AD’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7개 대형병원에서 2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내년 중으로 임상을 마무리한 뒤 판매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향후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공장도 짓고 있다.
휴온스는 와이디생명과학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천연물 기반 아토피 치료제 ‘YD-109’의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을 소재로 한 만큼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에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큐리언트도 가려움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주는 ‘Q30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어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가장 널리 쓰이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내성을 일으키고 실명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사노피가 세계 최초 바이오의약품 기반의 듀피젠트를 출시하면서 아토피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증 아토피 환자에 쓰이는 듀피젠트는 투약이 간편한 대신 효능이 우수해 올해에만 글로벌 시장에서 7억2,000만달러(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국내 기준 1회 약값이 100만원선이라는 게 단점이다. 아토피피부염이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질환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국 정부가 보험 적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토피피부염은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트리고 환자 가족에게도 고통을 안기는 질환”이라며 “아토피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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