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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요금 상승에 車보험료 올해내 3% 오를 듯

업계 6위 메리츠, 기본요율 검증 의뢰

삼성·현대·DB·KB 등 '빅4'도 검증 채비

정비요금 상승에 도미노 인상 움직임

지난 8일 전남 영광군 홍농읍 한 도로 곡선구간에서 한빛원전 통근버스가 차로 밖 2m 아래 논바닥으로 떨어져 119구조대가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사진 제공=전남 영광소방서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1∼12월 중 자동차보험료를 3% 안팎으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정비요금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1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업계 6위인 메리츠화재는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메리츠화재가 검증을 의뢰한 기본보험료 인상률은 약 3%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삼성화재도 조만간 요율 검증을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다른 ‘빅4’ 손보사 역시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마련해 둔 상태다. 이들 역시 3% 안팎의 인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올릴 경우 과거와 마찬가지로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악사손해보험 등 중소형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적자가 누적되면서 중소형사들은 대형사가 먼저 보험료를 올려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분 3%는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정비요금 인상을 반영한 것이다. 주요 손보사들은 현재까지 정비업체 약 2,000곳과 정비요금을 재산정해 계약했다. 지난 6월 말 국토교통부의 적정 정비요금 공표 당시에는 2.9% 정도의 보험료 인상 효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재계약 결과 3.4%의 인상 압박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올 여름 폭염과 사고 증가, 정비요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올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영업적자 규모가 연간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0월의 경우 월 1,400억원까지 적자폭이 커졌다. 손보사들은 내년에는 최대 1조4,000억원의 적자가 쌓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손보사 임원은 “일종의 원가인 정비요금이 오른 만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보험금 누수를 막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보사들 입장에선 당장에라도 보험료를 올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손해율(발생손해액/경과보험료)이 치솟은 상태다. 손해율은 80% 안팎이 손익분기점이다. 통상 1%포인트(p) 변동이 약 1,000억원의 흑자·적자 요인으로 여겨진다.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가을 들어 90%를 넘어섰다. 10월 가마감 기준으로 삼성화재(90.4%)·현대해상(93.8%)·DB손보(92.8%)·KB손보(94.5%) 등 빅4 손보사가 모두 90%를 웃돌았다. 흥국화재와 MG손해보험은 이미 100%를 넘었고, 메리츠화재도 90%에 육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정치적으로 부담은 되겠지만 인상 요인이 생겼는데도 무작정 억누르다간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자 누적을 그대로 두면 나중에 한꺼번에 자동차 보험료가 급등할 수 있고 보험금 지급이 까다로워지거나 불량물건 인수가 거절되는 등 민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적자 누적은 업계의 ‘출혈경쟁’이 자초한 측면도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을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금융당국은 업계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적정 수준’의 인상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료 조정과 별개로 사고처리를 합리화하는 등 보험금 누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다./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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