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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법무법인 세종 송창현·류명현 변호사 “고도화된 아웃바운드 M&A로 韓로펌 위상 높아져”

해외M&A로 돌파구 찾는기업들 늘어

모멘티브·글로벌X 아웃바운드 딜 자문

송창현(왼쪽)·류명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




“한국 로펌이 주도하는 아웃바운드 인수합병(M&A)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자문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KCC의 미국 모멘티브머티리얼스 인수, CJ그룹의 미국 쉬완스컴퍼니 인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운용사 글로벌X 인수, 롯데그룹의 호주 JR듀티프리 인수. 올 한 해 M&A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아웃바운드 M&A(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뒤에는 법무법인 세종이 있었다. 이들 딜을 자문한 송창현 변호사와 류명현 미국변호사는 12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만나 “다수의 해외 딜 경험이 쌓여 거래 대상국가의 특성을 고려한 인수구조를 제안할 수 있었다”고 비결을 밝혔다.

미래에셋그룹이 글로벌X를 인수할 당시 세종은 역삼각합병(reverse triangular merger)을 통한 인수 방식을 자문했다. 역삼각합병은 피인수기업이 인수기업의 자회사를 흡수합병해 100% 자회사로 변경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자주 활용되는 거래 방식이다. 송 변호사는 “3년 전 넷마블게임즈가 미국 모바일게임사 SGN을 인수할 당시 역삼각합병 구조로 자문한 경험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이 구조를 기반으로 미래에셋그룹은 5억달러(약 5,300억원) 규모의 미국 운용사를 인수했고 이는 세계 18위 ETF 운용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그룹의 자기자본(PI) 투자 규모 중 가장 큰 M&A여서 의미가 더욱 컸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M&A 기법을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자문사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류 변호사는 “과거에는 현지 로펌을 도와주는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자문을 주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JR듀티프리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인수자인 롯데그룹을 자문한 세종은 계약조건 등 딜에 관련한 협상 전반을 직접 관리·진행했다. 호주 측 로펌은 현지 법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만 맡았다.



국내에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기업과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자문사들의 글로벌 역량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전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는 자회사를 실사하거나 병행투자가 이어질 수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국가의 법을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두 변호사가 최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법을 따로 공부하는 이유다. 류 변호사는 “선진국에 비해 동남아 국가의 법은 모호한 점이 많아 현지 로펌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며 “현지 공무원을 만나는 등 자문사들이 직접 발로 뛰어 고객에게 명쾌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 M&A를 자문한 국가는 50개 이상이다. 송 변호사는 “고객들은 현지 문화, 공무원의 특징, 관행 등 법 외의 실질적인 조언을 원한다”며 “세종은 국가별로 다양한 사례를 보유하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조윤희·김민석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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