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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향기]서울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

국보 제 3호 서울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신라 진흥왕(재위 540∼576)은 국력을 키워 한강 유역까지 영토를 넓혔고 직접 이 지역을 방문해 둘러봤다. 이처럼 왕이 국경 지역을 순시하고 영토 확장을 기념해 세우는 비석을 순수척경비(巡狩拓境碑)라 하고 ‘순수비’라고도 부른다. 북한산 비봉에 세워져 있던 국보 제3호 서울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는 그렇게 탄생했다. 순수비는 원래 서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봉우리에 위치했지만 보존이 어려워 경복궁으로 옮겨졌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비(碑)는 비봉의 자연암반 위에 2단의 층을 만들고 잘 다듬은 직사각형 돌로 세워졌으나 윗부분 일부는 없어진 상태다. 남아 있는 비석의 크기는 높이 1.54m, 너비 69㎝ 정도이다. 비 표면에는 각 행 32자씩 12행, 총 384자가 해서체로 새겨져 있다. 왕이 이 지방을 방문한 목적과 비를 세우게 된 까닭 등이 기록돼 있는데 대부분이 진흥왕의 영토확장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하필 비문에 새겨진 연호가 닳아 없어지는 바람에 비의 건립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국보 33호인 창녕 신라 진흥황 척경비가 건립된 진흥왕 22년(561)과 황초령비가 세워진 진흥왕 29년(568) 사이에 세워졌거나 그 이후로 추정된다. 그 후 1,200여년이 지난 조선 순조 16년(1816)에 추사 김정희가 비를 발견하고 판독해 세상에 알렸다. 이 순수비는 삼국시대 역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국보 제3호 서울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가 경복궁을 거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기 전 원래 자리는 서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북한산 비봉이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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