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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인가·신고제...완전자급제...찬반 갈린 이통사

SKT "인가·신고제 폐지 당연"

KT·LG "1위사 견제장치 필요"

완전자급제도 긍정·부정 입장차

규제완화 등 상당 시일 걸릴듯

이동통신업계가 최근 국회에 상정된 규제 완화법안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통사에 대한 대표적 규제인 요금 인가·신고제 폐지와 관련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는 각각 찬성과 반대로 갈라섰다. 또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이통사들은 온도차를 보이는 상황이다. 정치권·시민사회·유통업체 등 각각의 주장이 다른데다 이통사들 마저 각사의 셈법에 따라 입장이 달라 제도 도입을 위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8월 50.1%에 달했지만 지난 8월 41.4%까지 하락했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국회에서는 통신사의 요금 인가·신고제를 철폐하는 내용의 법안이 상정됐다. 국내 통신시장의 유효경쟁이 이미 확보돼 불필요한 규제라는 판단에서다. 요금 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SK텔레콤)가 요금·이용조건을 변경하려면 반드시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고, 요금 신고제는 기간통신사업자(KT·LG유플러스)가 요금·이용조건을 바꿀 때 정부에 필히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해당 법안을 발의하면서 “통신시장에서 유효경쟁은 이미 확보됐다”며 “요금 인가·신고제가 사업자의 자유로운 상품 출시를 막고 오히려 경쟁을 저해한다”며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이동통신업계는 현재 요금 인가·신고제 폐지법안과 관련 자사의 유불리에 따라 둘로 나뉘었다. SK텔레콤은 “요금 인가제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규제”라며 폐지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이통3사 가운데 요금제 개편이 가장 늦은 것도 이같은 인가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LTE무제한요금 출시 등 고객 편익을 증진하는 요금제도 심사에 1개월 이상 소요돼 빠르게 대처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다르다. 이들 업체는 “요금 인가제가 폐지되면 SK텔레콤이 한시적으로 가격을 내려 고객을 대거 유치한 뒤 요금을 원상 복구시키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논쟁이 끊이지 않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역시 이동통신업계의 입장은 둘로 나뉘어 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통신서비스와 단말기판매를 분리하는 제도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유통시장의 경쟁을 유발시켜 스마트폰 가격을 낮추겠다는 목적에서 적극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명시적으로 완전자급제를 찬성한다고 밝히진 않았지만 완전자급제 도입이 적절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계속 보내는 상황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통신 요금과 단말기 경쟁이 혼재돼 나타났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의견을 표출한 바 있다. 반면 KT와 LT유플러스는 유통시장에 닥칠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워 도입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자급제 이슈는 이통사와 대리점, 고객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 부분을 충분히 검토하고 나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KT 역시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대리점을 통한 판매가 금지돼 시장점유율에 미칠 변화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통업계가 현안과 관련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규제완화 등 제도변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각 사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현안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해당 사안은 정치권과 시민사회, 유통시장 종사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조율도 필요한 만큼 제도 도입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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