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9(9820)(사진)’을 공개했다. 올 초 출시된 ‘엑시노스 9(9810)’보다 연산 속도가 7배 빠른 이 제품은 내년 출시되는 갤럭시 10주년 기념 스마트폰 ‘S10’에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바일 AP ‘엑시노스 9(9820)’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했다고 14일 밝혔다. NPU는 AI 서비스를 위한 추론 능력을 높인 프로세서다. 기존 스마트폰은 CPU로만 작동하며 제한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엑시노스9(9820)에는 CPU와 NPU가 모두 들어간다. 기존 연산 기능은 CPU가 맡고 AI 기능은 NPU가 맡는 식이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사진 촬영 시 피사체를 인식하거나 언어를 자동 변환해주는 AI 기술 경쟁이 뜨겁다. NPU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이 같은 AI 기능의 처리 속도가 기존 제품보다 빠르다. NPU는 사용자의 습관 등을 자동 학습하고 자체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꼭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지 않고도 사용자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개인 정보 보호면에서도 우수하다.
삼성전자는 CPU에 4세대 자체 싱글코어를 적용했다. 3세대 대비 싱글코어 성능을 약 20% 높였고 동일 성능에서의 전력효율도 약 40% 개선했다. 엑시노스9의 경우 총 8개(옥타코어)의 CPU로 구동된다. 간단한 작업은 코어 하나로 해결하고 좀 더 복잡한 작업은 여러 개의 코어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신제품의 멀티코어 성능도 전작 대비 15%가량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엑시노스9(9820)은 업계 최초로 8개 주파수 대역을 묶는 기술도 갖췄다. 8차선 도로를 뚫은 것과 비슷하다. 데이터를 최대 초당 2기가비트(Gbps) 속도로 받을 수 있다. 초당 최대 316메가비트(Mbps) 속도로 올릴 수도 있다. 초당 2기가비트는 FHD 고화질 영화(3.7기가바이트)를 약 15초 만에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해상도 인터넷 방송을 실시간 시청하거나 여러 명이 접속한 온라인 게임을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2세대 이동통신(2G)부터 4세대 이동통신(4G)까지 총 6가지 통신 모드를 지원한다. 엑시노스9(9820)을 탑재한 제품은 전 세계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신 그래픽 프로세서(Mali-G76)를 탑재해 엑시노스9(9810) 대비 그래픽 처리 성능을 약 40%, 전력소모를 약 35% 개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9(9820)을 연내 양산할 예정”이라며 “내년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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