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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후폭풍...바이오벤처 '돈맥경화' 오나

상장·투자유치 앞두고 불안가중

바이오업계 창업열기 위축 우려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파문이 국내 바이오업계 전반을 강타하면서 바이오벤처기업도 후폭풍에 휩싸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증시 입성과 투자 유치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자칫 회사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신약 개발 전문기업 A사는 이날 한 외국계 사모펀드에 지분투자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는 공문을 서둘러 보냈다. 자칫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1년 넘게 협상을 진행해온 사모펀드가 막바지에 접어든 투자 결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A사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는 글로벌 바이오기업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등 투자기관도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라며 “다행히 투자처에서 예정대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회신을 줬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어 투자설명회를 추가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바이오벤기업들도 오랜 시간 공들여온 상장작업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의 특성상 얼마나 일찍 투자금을 확보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히기 때문에 상장이 무산되면 유무형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투자심리 위축으로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중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항체 신약)와 비피도(프로바이오틱스)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싸이토젠(진단플랫폼), 엔솔바이오사이언스(퇴행성질환), 전진바이오팜(해충 퇴치제), 티앤알바이오팹(3D 바이오프린팅) 등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이후 바이오기업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상장을 장담하기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업계가 연일 크고 작은 악재에 휩싸이면서 창업 열기도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우수 인력이 신약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의 업종으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기업의 인재 확보까지 차질이 생기면 오는 2020년 ‘세계 7대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 청사진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어느 분야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많은 바이오업종에 불신이 생기면서 ‘K바이오’에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상용화한 제품이 없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매출도 저조할 수밖에 없어 상장 작업과 투자 유치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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