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광물공사 사장으로서 경남기업의 암바토비 사업 지분을 매수하고 양양군 철광산 재개발사업에 참여한 것은 경영판단 영역으로 배임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010년 3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사업에서 철수하려던 경남기업 지분을 285억원에 인수해 공사에 212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2015년 9월 불구속 기소됐다. 자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리한 수사의 결과”라며 “손실을 본 부분은 잘 따져봐야 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엮어 손발을 묶은 결과 해외자원개발의 적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8면으로 계속
/세종=김영필·윤경환기자 susopa@sedaily.com
2015년 3월,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검찰이 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대대적인 수사에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검찰이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과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기소했지만 주강수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아예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마저도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김 전 사장은 15일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강 전 사장도 1·2심서 무죄를 받았다. 당시에도 ‘정윤회 문건’ 파동에 따른 반전 카드라는 해석이 많았다.
실제 해외자원개발의 시련은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까지 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5월 검찰은 3년 만에 해외자원개발 재수사에 나섰고 정부는 광물공사의 암바토비 니켈광, 석유공사의 쿠르드 지역 유전 개발, 가스공사의 캐나다 웨스트컷 뱅크 가스전 개발 사업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견됐다며 전임 사장들에 민사소송을 걸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 정권 핵심층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바뀐 정부마다 해외자원개발을 들쑤시면서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역량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5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해외자원개발은 중단됐고 신규투자도 끊겼다. 지난 13일에는 여당과 정부가 광물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합쳐 한국광업공단을 만드는 법안을 내놓으면서 해외자원개발 길을 영구히 막았다. 자원업계의 고위관계자는 “자원공기업이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이제야 쌓이기 시작했는데 앞으로는 탐사 업무조차 못하게 된다”며 “북한 자원개발은 허용하면서 해외사업을 막는 것은 모순”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손놓고 있는 사이 중국과 일본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리튬과 코발트 같은 해외광산 등에 투자한 금액은 80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리튬이온 2차전지의 핵심원료인 코발트도 싹쓸이 하고 있다. 일본 역시 올해만 1,000억엔의 예산을 들여 자원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일본 소프트뱅크는 캐나다 광산업체 네마스카리튬 지분 10%를 8,000만달러에 사들였고 도요타자동차는 계열사를 통해 호주 광산업체 오로코브레 지분 15%를 2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전직 정부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이라는 방향은 맞았지만 기한을 정해놓고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니 수업료가 너무 컸다”면서도 “무리한 수사라는 게 밝혀지고 있는 만큼 해외자원개발을 살릴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문재인 정부 들어 그동안의 자원개발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본 결과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방만경영과 국고낭비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정치적 고려는 없으며 전직 대표들이 회사에 끼친 손실이 크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위한 법률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김영필·박형윤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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