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총 1조원 이상 종목의 수는 지난 16일 26개다. 이는 올해 연초 39개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927.05포인트로 올해 코스닥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1월29일(43개)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욱 커진다. 1조~1조원 사이로 상위의 ‘허리’로 볼 수 있는 종목들의 수도 26개(1월29일)에서 14개(지난 16일)로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코스닥의 핵심 업종인 IT·전자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16일 현재 시총 1조원이 넘는 IT·전자 종목은 시총 16위인 에스에프에이와 19위인 서울반도체, 고영(22위) 정도다. 실제 올해 3·4분기 코스닥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8% 감소한 2조4,063억원으로 나타났는데, IT 업종의 전체 영업이익은 1조610억원으로 1.67%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통신장비(505억원·전년 대비 76.22%), 컴퓨터서비스(426억원·26.12%) 등은 성장세가 양호했지만 IT부품(2,572억원·-7.39%), 통신서비스(233억원·-25.19%)를 중심으로 부진이 심했다.
이는 업종 구분 상 셀트리온제약과 메디톡스 등 상위 제약·바이오주를 편입한 제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5.07% 감소하고, 신라젠·바이로메드 등 일부 바이오주가 편입돼 있는 기타서비스의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5.84% 감소한 1,250억원에 그친 것과 맞물려 코스닥의 실적을 전반적으로 끌어내렸다.
증권가는 IT의 회복이 코스닥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 쏠림에서 벗어나 IT 및 게임 업종의 주가와 실적이 코스닥 성장의 뒤를 받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의 급격한 부진으로 특정 업종에 쏠린 수급이 조금씩 재편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IT 업종의 반등을 통한 주요 코스닥 주요 IT기업들의 시총 1조 클럽 복귀가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폴더블 및 5세대(5G) 통신 스마트폰 시장 개화, 반도체·OLED·2차전지 업황 개선이 시장의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 것”이라며 “다수의 신작 출시로 기대감을 가져갈 수 있는 게임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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