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9년 만에 10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3·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현대차는 실적개선을 위해 최근 중국 사업본부 인사 단행,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베트남 공장 증설 계획을 비롯해 드론·차량공유 등 신사업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올해 실적하락의 주요 원인인 내수침체와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판매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탓에 심리적 지지선이던 10만원대가 무너졌고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현대차는 3.94% 하락한 9만7,500원에 마감했다. 종가가 1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13일에는 장중 9만9,600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올해 최고가인 1월23일 16만7,500원에서 41.7% 추락한 수준이다. 기아차(000270)(-4.71), 현대모비스(-3.4%), 현대위아(011210)(-3.83%) 등 현대차그룹의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에서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올해 말 종료될 경우 내년에는 대기수요 실현에 따른 판매 정체가 예상되고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신차 수요 둔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중국 시장은 일부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까지 미국·중국 시장의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국 시장의 신차는 신규 모델보다는 기존 모델의 리뉴얼이 대부분으로 올해와 비교하면 신차 출시 효과가 반감될 것이고 신규 공장 가동률 상승을 위한 뚜렷한 방안이 없어 감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신형 싼타페의 판매부진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신차 효과 공백기가 예상되고 신형 쏘나타, 팰리세이드 출시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에 GV80(제네시스 SUV)의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는 오는 2020년부터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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