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를 위해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 4년간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21일 오전 벤처기업 셀리버리를 방문해 금융투자회사 및 유관기관 관계자와 가진 ‘자본시장 혁신과제 관련 현장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회계 처리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를 위한 감독지침을 제시했다”며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이 이 지침에 따른 재무제표 재작성 과정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상장유지요건 특례를 올해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기술성이 있고 연구개발 투자가 많은 기업은 4년 동안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신약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상장기업들이 매출액 요건(30억원) 등 상장유지요건 충족을 위해 비주력사업을 병행하는 등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조치로 제약ㆍ바이오 업계의 회계 투명성이 제고되고 회계 처리와 상장유지 여부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달 초 발표된 ‘자본시장 혁신과제’의 내용과 추진 배경을 설명하면서 “자본시장 혁신과제 의미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와 혁신ㆍ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금융투자업계에 전했다. 그는 “특히 제약ㆍ바이오 산업은 장기간 모험자본이 필요한 대표적인 고위험ㆍ고수익 분야”라며 “우리나라 제약ㆍ바이오 산업은 미래의 ‘먹거리’로서 매우 중요한 신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제약·바이오의 글로벌시장 규모가 연평균 5.2% 성장하고 있지만 신약개발에는 평균적으로 15년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 투자가 필요하고 최종 성공률도 그다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길지 않은 역사에도 최근 5년간 13.6%에 달하는 수출 증가율을 보이고 최근 3년간 신약 기술수출은 33건, 계약규모는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최 위원장이 이날 방문한 셀리버리는 의약품 성분을 세포 안에 전달하는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이 기업은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처음으로 지난 9일 코스닥시장에 나섰다. 지난해 1월부터 도입된 성장성 특례상장은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이 성장성이 있다고 추천하는 우량 기업에 대해 자본금 등 상장에 필요한 경영성과 요건을 면제해주는 상장특례제도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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