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버스가 서울 시내 노선에 처음 투입돼 운행한다. 미래차인 수소전기차가 시민들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부족한 수소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현대차(005380)를 비롯한 국내외 13개 기업은 수소충전소 설치 등을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21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8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수소 버스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서 서울시청 사이를 운행하는 405번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 버스 1대를 투입해 이날부터 운행하기로 했다. 수소 버스가 정규 버스 운행 노선에 투입된 것은 지난달 울산광역시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18대로 운영하고 있는 405번 노선은 수소 버스가 추가 투입되면서 총 19대로 운행하게 된다. 왕복 43㎞ 거리로 수소 버스는 앞으로 하루 5회 운행될 예정이며 수소충전소는 현대차가 운영하는 양재 그린스테이션을 이용하게 된다. 이번에 투입되는 수소 버스는 현대차의 3세대 수소 버스다. 최대출력 200㎾, 최고속도 시속 92㎞,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7㎞이고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였으며 지난달 울산에 투입된 버스와도 같은 모델이다. 특히 정부는 서울과 울산에 이어 내년에는 광주광역시와 창원·아산·서산 등 4개 도시에서도 수소 버스를 추가 운행하기로 했다. 서울 7대, 광주 6대, 울산 3대, 창원 5대, 아산 4대, 서산 5대 등 총 30대가 시범 운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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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내년은 특히 수소 전기버스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확대 도입되는 첫 해”라며 “기존 버스가 수소 버스로 점진적으로 대체되고 충전소 등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하면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대차를 비롯해 한국가스공사와 효성중공업·코오롱인더스트리 등 13개 기업은 총 1,350억원을 투자해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SPC)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주식회사(HyNet)를 설립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프랑스의 글로벌 산업용 가스 기업인 에어리퀴드, 호주의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 노르웨이 충전설비 기업 넬 등 수소산업 밸류체인 내 주요 해외 기업들이 함께하기로 해 주목 받았다. 특히 에어리퀴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당시 현대차와 프랑스 수소전기차 인프라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기업으로 수소 연료전지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현대차의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함께하기로 한 것은 우리나라를 수소 경제 사회 구현을 위한 글로벌 ‘테스트 베드’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규 버스 노선에 수소 버스를 투입함으로써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력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1세대 수소전기버스 개발에 성공해 독일월드컵에서 시범 운행했으며 2009년 2세대 수소 버스를 개발해 인천공항 셔틀버스 등에 사용한 바 있다. 특히 올 9월에는 유럽 시장에 수소 전기 대형트럭 등 상용차 1,000대를 공급하기로 했고 프랑스에 오는 2025년까지 5,000대의 수소전기차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0년부터 차량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수소 버스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장 수요를 반영해 수소 버스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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