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서 투자 시계는 배당 투자를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하는 배당 투자는 거의 없다.
우선 배당의 방식부터 구분해보자. 배당은 크게 보유 주식에 비례해 현금을 배당하는 현금배당과 주식을 배당하는 주식배당으로 구분된다. 자사주 매입도 일종의 배당으로 간주된다. 자사주를 이익소각 할 경우 주주들에게 간접적인 이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제배당이라고 한다.
배당 투자의 주의사항이다. 바로 배당락이다. 주식배당은 늘어나는 주식 수에 비례해서 주가를 낮춰준다. 현금배당은 배당락이 없다. 그렇지만 어제까지 세일하던 상품을 오늘 동일한 금액으로 살 사람은 없듯이 현금배당금과 비례해 주가 하락이 일어난다. 장기 배당 투자가 아닌 이상 현금배당보다 주가 하락이 더 크다면 배당 투자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통적 고배당주인 한국쉘석유의 사례를 보겠다. 한국쉘석유는 지난 2017년 말 기준으로 1만7,000원을 배당했다. 2016년에도 동일했다. 현재 주가 대비 배당 수익률로는 대략 5%에 육박한다. 주가를 보겠다. 2017년 연말배당락 직전 한국쉘석유의 주가는 40만2,000원이었다. 배당락 당일은 38만6,000원을 기록했다. 배당으로 1만7,000원을 받지만 주가는 1만6,000원 하락해 실질적인 수익은 1,000원에 불과했다. 연말배당락 이후 지속적인 주가 하락이 연출됐는데 과연 배당 투자는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효율적인 배당 투자를 위해서는 배당락을 비롯해 주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간단한 실험을 했다. 연말배당 수익률을 기준으로 주가 하락의 정도를 분석했다. 당연히 배당 수익률이 높을수록 주가 하락 폭은 컸다. 주목할 대목은 적당한(?) 배당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들이다. 2~3% 정도의 배당 수익률을 나타냈는데 주가 하락도 크지 않고 배당락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었다. 고배당에 집착하는 배당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분을 강조한다. 10년 혹은 20년을 예상한 배당 투자가 아닌 이상 주가에도 신경 써야 한다.
주가와 배당 모두에 들어맞는 종목을 어떻게 골라야 할까. 일회성으로 고배당을 준 종목보다는 꾸준하게 배당하는 종목이 좋다. 현재 배당 수익률은 두드러지지 않으나 배당 규모가 늘어나는 종목에 집중하는 배당성장 개념이 더욱 효과적이다. KRX가 발표하는 코스피 배당성장 50지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장기적인 배당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앞서 반복적으로 강조했듯이 배당보다 주가 하락이 더 클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이 경우 시장에 투자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며 총수익(Total Return)지수가 투자 대안이다. 총수익지수는 배당을 해당 기초지수의 성과에 더하는 지수다. 재투자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다. 특히 연말에 집중됐던 배당 시점이 점점 분기로 확산되고 있어 총수익지수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코스피200밖에는 없지만 다양한 기초지수들의 총수익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적당한 배당과 배당성장, 그리고 총수익이 효과적인 배당 투자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