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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리모콘 쥔 IPTV...넷플릭스·M&A發 지각변동 예고

'10돌' IPTV 추격자서 왕좌로 우뚝

가입자 1,500만명...점유율 46%

외적성장 한계에 콘텐츠 중요성 커져

넷플릭스 등 OTT와 '적과의 동침'

케이블TV 합병에 시장재편 전망





인터넷TV(IPTV)가 지난 2008년 출범 이후 10년 만에 유료방송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다. 그동안 후발 주자로서 추격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와의 경쟁과 생태계 조성이라는 숙제를 맡게 됐다. 특히 LG유플러스(032640)의 경우 넷플릭스와 콘텐츠 독점 제휴를 맺고 이동통신 3사 모두 케이블TV와 인수합병(M&A)을 저울질하고 있는 등 새로운 지각변동에 직면한 상황이다.

한국 IPTV 방송협회와 KT(030200)·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IPTV 업계는 22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IPTV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IPTV는 지난 2008년 출범 후 1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선 이후 급격하게 확대되며 올해 상반기 기준 1,471만 6,575명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엔 점유율 46.05%로 케이블TV(43.76%) 업계를 제치고 처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유정아 한국 IPTV 방송협회장은 “IPTV 서비스는 1,500만명 규모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며 10년 사이 유료방송산업 규모를 두 배 가까이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적자 행진이었던 매출 역시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3·4분기 기준 통신3사의 IPTV 매출은 9,3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통신요금 인하 압박 등으로 인해 무선사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통신사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IPTV 업계가 지난 10년간 외형적 확대를 이룬 것과 달리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글로벌 오버더톱(OTT)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미 IPTV 업계는 직접 투자에 나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를 IPTV에서 독점 서비스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 넷플릭스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도 내년 초부터 구글과 손잡고 유튜브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같은 협력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경우 수익의 50~60% 가량을 배분받는 것과 달리 넷플릭스는 90%의 수익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글로벌 콘텐츠 업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내 미디어 업계가 해외 업체에 시장을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로이모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은 8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국내 안에서 점유율을 충분히 확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해외를 공략하려면 콘텐츠 경쟁력이 필수”라며 “넷플릭스, 유튜브에 의존하게 되면 결국 우물 안에만 갇히게 된다”고 비판했다.

유료방송 업계 생태계를 앞장서서 활성화 시킬 의무가 생겼지만 아직까지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IPTV 업계와 케이블TV 업계는 M&A로 인한 시장재편이 예고돼있는 상황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10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M&A에 대해 “케이블 TV 합병은 시장 변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공식화된 것은 없지만 구체적으로 기업간 진행되거나 지금도 움직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KT의 위성방송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딜라이브를 인수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티브로드·현대HCN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만약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24.43%로 1위 KT 계열(30.84%)의 뒤를 바짝 쫓게 된다. KT 역시 딜라이브를 품을 경우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지적을 의식하듯 유정아 협회장은 이날 10주년 기념식에서 “생태계 내 각 주체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 경쟁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송 생태계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콘텐츠 투자를 위해서라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을 확보해야 자체 콘텐츠 제작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더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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