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아산상에 70여년간 제주도 주민을 위해 헌신한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가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 22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에서 제30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1950년대부터 제주도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무료 진료 등 복지사업을 해온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이사장 마이클 리어던 조셉 신부)가 대상인 아산상을 수상했다. 상금으로 3억원이 주어졌다.
정몽준 재단 이사장은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를 설립한 고(故) 맥그린치 신부가 소속된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현장에서 함께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아산재단의 설립정신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선친은 개인이나 사회·단체가 내 볼일 먼저 다 보고 난 뒤 남은 것으로 나보다 불우한 사람을 돕겠다고 하면 생애를 마치는 날까지 단 한 사람도 제대로 돕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면서 “저희 선친이나 맥그린치 신부가 여유가 있어서 남들을 도운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이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는 아일랜드 출신의 고 맥그린치 신부가 지난 1954년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설립한 단체다. 목장과 사료공장·방직공장 등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으로 병원과 노인요양원, 어린이집, 청소년 수련시설과 같은 복지시설을 설립,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왔다.
의료봉사상에는 이재훈 의사가 선정됐다. 이 의사는 2005년부터 약 13년간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숨은 오지를 찾아다니며 105회의 이동 진료를 해왔다. 치료받은 마다가스카르 국민만 약 5만명에 달한다. 사회봉사상에는 25년간 가정 해체나 경제적인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 200여명의 자립을 이끈 프랑스 출신의 허보록 신부가 선정됐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억원이 주어졌다.
이 밖에도 아산재단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며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3개 부문 수상자 8명에게 각각 상금 3,000만원을 시상했다. 이를 포함해 6개 부문에서 11명(단체 포함)을 선정해 총 7억4,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아산상은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제정됐다. 1977년 설립된 아산재단은 장애인과 아동·여성 등의 자립을 돕는 4,615개 사회복지단체에 521억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63만명의 환자들에게 의료비 등 882억원을 지원했고 3만2,000명의 저소득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657억원의 장학금과 2,324건의 학술연구 과제에 211억원을 지원하는 등 지난 41년간 우리나라 복지 증진을 위해 총 2,827억원을 지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