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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채굴 무인화…생산성 확 높였죠"

[포스코 지분 투자 '호주 로이힐 광산' 가보니]

드론 등 IT 신기술로 생산량도↑

목표 생산량 도달·누적흑자 달성

포스코 철강 원재료 안정적 수급

호주 서부 필버라 지역에 위치한 로이힐 광산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서호주 중심 도시인 퍼스에서 두 시간 가량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뉴먼 공항에서 다시 차를 타고 두 시간 정도 이동해야만 겨우 로이힐 광산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곳에서 본 광경은 더 놀라웠다. 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흙먼지가 휘날리는 광산에서는 드론과 무인 드릴 등 각종 정보통신(IT) 신기술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이힐 광산에서 채굴된 철광석이 분쇄된 후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야적장으로 운반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지난 20일 찾은 로이힐 광산은 무인화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로이힐은 올해부터 철광석을 발굴하기 위한 사전 작업인 드릴링을 전부 무인으로 작동시키고 있다. 총 9대의 드릴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교대 근무자까지 포함해 최소 27명이 필요하지만 무인 시스템을 통해 단 4명(교대 근무자 포함)의 작업자가 제어실에서 조이스틱을 활용해 9대의 드릴을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시키고 있었다. 이곳에서 수집되는 모든 정보들은 퍼스에 위치한 로이힐오퍼레이션센터로 실시간으로 전송돼 생산 전 과정을 제어한다. 로이힐은 이를 통해 인건비를 절약하고 생산 효율성을 10% 정도 높였다. 내년부터는 철광석과 철광석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waste) 등을 실어 나르는 트럭에도 무인화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로이힐 광산은 지난 2010년 포스코(POSCO(005490))가 투자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포스코는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4억 9,000만 호주달러(약 1조 5,000억원)를 투자해 현재 로이힐 지분의 12.5%를 소유하고 있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일본의 마루베니 상사(15%), 대만의 차이나스틸(2.5%)도 투자했다. 로이힐은 지난 2015년 12월 첫 선적 이후 생산량과 경영 지표들이 빠르게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로이힐은 지난 2016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에 당기순손실 3,500만호주달러, 연 생산량 770만톤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 5억 5,800만 호주달러로 누적 흑자를 달성했으며, 연 생산량도 5,030만톤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애초 목표인 연 5,500만톤 생산 체제도 구축했다. 향후 2~3년 뒤에는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에게 배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로이힐 투자를 통해 철강 제품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로이힐이 생산한 철광석 중 28%인 약 1,400만톤을 포스코가 가져왔으며, 이는 포스코 한 해 수입량(5,360만톤)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포스코는 로이힐 지분 투자를 통해 다른 철강사에 비해 할인된 가격으로 철광석을 수급하고 있다.



품질 역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로이힐에서 생산되는 철광석은 철분 함유량이 62%인 고품위 철광석으로 호주 1·2위 철광석 회사인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에서 생산하는 철광석과 같은 수준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중국 철강사들의 고품위 철광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는 로이힐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갖췄다. 아울러 철광석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 성분도 낮다. 한기호 포스코 서호주사무소장은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에서 생산하는 철광석의 경우 인 성분 수치가 계속 올라가 현재 0.1%에 달하는데 로이힐은 0.04~0.05% 수준이라 전 세계 철강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로이힐(호주)=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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