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면 손실을 입을 때도 있고 수익을 볼 때도 있다. 그때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투자 결정 과정을 복기해보는 것이 좋다. 성공보다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욱 그렇다. 투자자라면 각종 정보를 분석해 시장을 예측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 코스피지수를 보면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29일에 2,598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었다. 10월29일에는 1,996.05포인트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최고점 대비 약 23.2%나 하락한 것이다. 올해 최고점으로부터 꼭 1년 전인 2017년 1월 말에 종가가 2,067포인트였으니 1년간의 상승분을 몽땅 까먹는 데 9개월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시장은 변화무쌍해 아무리 노력해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종종 예측을 맹신하는 실수를 범한다.
예측의 비정확성을 인정한다면 과도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 가격은 결국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철학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이른바 ‘포트폴리오 투자법’이다. 서로 상관성이 낮은 펀드 A·B·C를 매수해 투자성향에 따라 배분하고 재조정 주기를 정해놓는다. 미리 정한 재조정 시점이 됐을 때 수익이 난 자산과 손실이 난 자산이 뒤섞이며 자산배분 비중이 처음과 달라져 있기 마련이다. 이럴 때 투자자는 심리적으로 수익이 난 자산을 추가로 매수하기 쉬우나 포트폴리오 투자법에서는 오히려 수익이 난 자산의 수익분을 팔아 손실이 난 자산을 산다. 지금까지 손실이 난 자산은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큰 반면 수익이 난 자산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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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는 올해 5월4일 액면분할 당시 주가가 5만3,000원으로 역사적 고점 근처에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의 사업 실적과 전망 모두 장밋빛 일색이어서 이 주식 보유자라면 매도 결정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11월23일 삼성전자의 종가를 보면 4만2,400원으로 액면분할 이후 약 20% 하락했다. 한편 국제유가(WTI)를 보면 2014년 상반기에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이후부터 끝없이 곤두박질쳤다. 급기야 2016년 2월 유가는 26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때 원유펀드에 투자하기는 삼성전자의 매도만큼이나 어려웠을 것이다. 최근 들어 급락하기는 했으나 11월23일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선을 지키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 주식과 원유펀드를 가지고 포트폴리오 투자법대로 했으면 예측하는 투자와 비교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시뮬레이션해볼 만하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분명히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다.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고 결과도 대개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원칙이 있는 투자를 한다면 예측에 신경 쓸 이유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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