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공장 증설을 결정한 것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더딘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수입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시사하는 등 대내외 여건상 국내 생산이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미국법인은 미시간주 오번힐스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팩 공장을 대규모로 확장한다. 오번힐스는 세계 자동차 제조의 중심도시인 디트로이트와 차로 40분 거리에 있다. 삼성SDI는 이번 투자로 약 1,000만달러(112억원)의 보조금도 받게 됐다. 오번힐스시는 재산세와 교육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내 공장 폐쇄를 막기 위해 수입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소형트럭 사업이 인기 있는 이유는 수입 소형트럭에 붙는 25%의 ‘치킨세(chicken tax)’ 때문”이라며 “미국이 수입차에 고율관세를 적용하면 더 많은 차가 이곳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GM이 공장들을 닫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치킨세는 지난 1964년부터 당시 프랑스와 서독이 미국산 닭에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국이 수입 소형트럭에 25%의 관세를 매기면서 유래된 명칭이다.
/박효정·노현섭기자 j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