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건설해 준공을 앞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둘러싼 논란이 국회까지 번졌다. UAE 원전 운영 법인 나와(Nawah)가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체결한 원전 장기지원서비스 계약이 시발이었다. 여기에 장기정비계약이 입찰에 붙여졌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탈(脫)원전’이 불러온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위 관계자는 “일부 억측성 주장이 많이 있지만 결국 장기정비계약 입찰을 따 내면 모든 의혹들은 해소될 것”이라면서 “당초 예정대로 절차가 진행 중인 입찰은 한국 컨소시엄이 따낼 확률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동섭 한전 사업총괄부사장은 30일 국회 에너지특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나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21일 나와와 EDF가 원전 장기지원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안전, 방사능 방호, 연료주기 관리, 환경 모니터링 등에 대해 EDF가 연구, 현장 지원, 교육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라고 밀했다. 김 부사장은 “이런 계약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 엑셀론, 독일 TUV 등과 다양한 기술자문 서비스를 계약한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UAE 원전 독점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수원은 2016년 나와의 대주주인 UAE원자력공사(ENEC)와 바라카 원전에 대한 9억2,000만달러 규모의 운영지원계약(Operating Support Service Agreement)을 체결했다. 준공 후 10년간 총 3,000여명의 운영인력을 파견하는 게 주요 내용이며 한수원은 연장도 기대하고 있다.
또 나와가 추진하고 있는 원전 장기정비계약(LTMA: Long Term Maintenance Agreement)에 대해서는 “나와가 내년 상반기 계약을 추진 중이며 입찰로 진행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전과 한수원, 한전KPS가 적극 참여해 수주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정비계약은 한수원이 2016년 따낸 운영지원계약과 함께 바라카 원전의 직접 운영과 관련된 계약이다. 운영지원계약 규모는 바라카 원전 준공 후 10년간 9억 2,000만달러였고 장기정비계약도 비슷한 액수로 추정된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10년간 2조~3조원 규모”로 추정했고 산업부 관계자는 “계약기간은 15년이고 금액은 입찰 진행 중이라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바라카 원전 노형을 우리가 현재 운영하고 있고 건설 경험과 데이터 등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UAE가 그런 장점을 신뢰한다면 우리가 계약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모형에 관계없이 쓰이는 공통된 부품도 많고, 다른 나라가 한국 부품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참여한다면 부품 수급문제도 해결 돼 100%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미국과 영국에서 장기정비계약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업부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경영진이 UAE에도 방문한다. 성 장관은 “다음 주에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UAE 일정은 12월 3~6일이고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을 비롯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한전과 한전 KPS 실무자가 동행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ENEC 사장이 2주 전쯤 한국을 방문해 주 실장을 만나 UAE 방문을 이미 논의한 바 있다”며 “가동을 앞둔 바라카 원전 현안을 점검하고 장기정비계약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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