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1일 0시 5G 주파수를 발사하며 통신시대의 새 장을 활짝 열었다. 이동성을 갖춘 5G 상용화는 세계에서 최초이다. 이통사들은 내년 3월께부터 5G용 스마트폰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5G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일 자정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서울, 경기도 성남·안산·화성·시흥, 6대 광역시, 제주도 서귀포시, 울릉도·독도(울릉군) 등 전국 13개 시·군 주요 지역에 5G 주파수를 발사하고 수신했다. 5G 첫 통화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서울 명동에 위치한 SK텔레콤 박숙희 매니저 간에 이뤄졌다. 통화에는 삼성전자 5G스마트폰 시제품이 활용됐다. 박 사장은 “5G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통화를 최초로 경험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며“LTE보다 월등히 선명하고 반응속도도 빠른 품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어 분당 네트워크 관리센터,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동, 광주 금남로 간 5G 통화에 차례로 성공했다. 일반 고객은 안산 반월공단의 명화공업에서 5G 서비스를 처음으로 이용했다. 명화공업은 ‘5G-AI 머신 비전’ 솔루션을 가동했다. 이 솔루션은 자동차 부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가는 동안 1200만 화소 카메라로 사진 24장을 다각도로 찍어, 5G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는 형태다. 서버의 고성능 AI는 순식간에 사진을 판독해 제품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경운 명화공업 이사는 “품질 검수 과정에서 대용량 사진 데이터 전송에 고민이 많았는데 5G에서 해답을 찾았다”며, “5G로 정보고속도로가 뚫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SK텔레콤은 5G자율주행차 테스트도 실시했다. 경기도 화성 자율주행실증도시 ‘K-시티(City)’와 시흥 일반도로에서 테스트 운행을 시작했다. 차량은 5G로 1초에 수십 번씩 관제센터, 신호등과 주변 정보를 주고 받았다.
SK텔레콤은 이날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 5G 출발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었다. 박정호 사장은 “5G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며, “SK텔레콤은 CDMA 디지털 이동전화부터 LTE까지 모바일 신세계를 이끌어 온 ICT리더로서, 소명감을 갖고 5G가 불러올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선구자가 되자”고 밝혔다.
KT 역시 같은 시각 5G 전파를 송출하며 서비스를 시작했다. 1일 자정(0시)을 기점으로 3.5GHz 100MHz 대역의 5G 전파 송출을 통해 5G 상용망을 개통했다. 5G 전파 송출과 함께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KT 5G 1호 가입자가 탄생했다. 1호 가입자는 인공지능 로봇 ‘로타’이다. KT가 1호 가입자로 ‘로타’를 선정한 것은 5G 시대의 개막이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번 1호 머신(Machine) 가입자를 시작으로 하여 2호, 3호의 머신 및 B2B 파일럿 가입자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로타에 적용한 요금제는 5G MHS(Mobile Hot Spot) 전용 요금제이며 4만9,500원에 1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KT는 11월까지 5G 인프라 구축의 1단계로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의 주요 인파 밀집 지역을 비롯해 제주도,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도서 지역까지 커버하는 5G 상용 네트워크를 구축한 바 있다. 또 전국 주요 24개시를 비롯하여 고속도로, 지하철, KTX 등 주요 이동경로와 초기 트래픽 집중이 예상되는 대학교와 주변 상권에 우선적으로 5G 네트워크를 추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같은 시각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5G 상용 서비스는 기업 고객에 우선 제공됐다. LG유플러스 5G 서비스 국내 1호 고객은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LS엠트론’이었다.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 기업인 LS엠트론은 LG유플러스와 함께 ‘5G 원격제어 트랙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관제 시스템 지도에 이동경로를 설정하면 수십Km 떨어진 곳의 트랙터는 설정된 경로로 이동하면서 무인 경작을 하는 형태다. 관리자는 마치 실제 트랙터 조종석에 앉아서 운전하는 것처럼 트랙터를 원격 조종하며 관제센터 모니터에서 작업현황을 영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원격제어 기술을 지뢰제거나 폐기물 처리, 건물철거 등 위험한 산업현장의 중장비에도 접목해 인명피해를 방지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5G 기지국과 관련 4,100여 곳을 구축해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지역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말까지 5G 기지국 7,000개 이상을 구축할 예정이며, 내년 3월 단말(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시점에 맞춰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과 일부 광역시를 비롯 약 85개 도시로 5G 커버리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일 자정 서울 마곡 사옥에서 주요 경영진들과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 행사에 참석해, 첫 5G 전파 발사 점등식, 깃발 꽂기 세레머니 등을 통해 새로운 5G 시대 선도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전기술원에서 서울 마곡 사옥에 5G망을 이용한 ‘화상통화’를 걸어, 상용 네트워크 서비스의 안정성도 확인했다. 시연에는 하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화상통화’는 대전에서 5G 라우터(삼성 5G 모바일 핫스팟)가 연결된 노트북PC로 5G 영상 데이터를 서울 마곡 사옥에 전송, 서로의 화면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 부회장은 “오늘은 5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첫 페이지로 기록될 역사적인 날”이라며 “’집을 굉장히 크게 짓기 시작함’을 의미하는 ‘대기가사(大起家舍)’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회사의 10년 성장 동력이 될 5G 서비스가 오늘 이 자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5G 상용화 개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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