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고수익·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미국은 여전히 이달은 물론 내년에도 3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이일드 펀드는 금리와 연동돼 이자율이 오를수록 수익률도 같은 방향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어링자산운용은 이르면 이달 중 하이일드 펀드 신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1월 글로벌 이머징마켓펀드 이후 거의 1년 만에 신상품으로, 배인수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직접 펀드 출시를 진두지휘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채권 운용에 전문성을 지닌 베어링자산운용은 글로벌 본사의 노하우를 이 펀드에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하이일드 펀드도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를 중심으로 연 15%를 넘는 수익률을 보이는 등 선방하고 있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는 기업공개(IPO)뿐만 아니라 금리인상 압력도 모두 누릴 수 있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는 펀드 자산 중 최소 30% 이상을 국내 채권 신용도 등급이 투자부적격(BBB+) 이하인 비우량 채권에 투자한다. 비우량 채권 대신 코넥스 시장 상장기업 주식에 투자하기도 한다. 대신 IPO와 유상증자를 할 때 공모 주식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인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증권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16%에 이른다. ‘KTB코넥스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도 올해 수익률이 5.10%다. 특히 이 펀드에는 1년 동안 3,073억원이 몰렸다. 국내 액티브 주식펀드에서 연초 이후 7,080억원이 빠져나간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흥국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 역시 연초 이후 5.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높은 청약 경쟁률 탓에 공모주를 배정받기 힘든 개인 투자자에게 공모주 투자 기회가 주어지는 점도 매력이다.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는 바이오회사 올릭스에 펀드 자산 일부를 투자해 7월 상장 이후 이 종목 주가가 공모가를 2배 이상 뛰어넘었다. KTB코넥스하이일드도 스튜디오드래곤, 롯데정보통신, 카페24를 IPO 대어를 주로 담았다.
해외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은 ‘미래에셋TIGER단기선진국하이일드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한화연금단기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이 연초 이후 각각 1.3%, 0.7%의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채권형 전체 평균의 같은 기간 수익률(-2.88%)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일반 채권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하이일드 펀드는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아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리인상분이 반영되는 것도 하이일드 펀드 투자에 유리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시가총액 9조원대의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야놀자 등 알짜 기업 IPO가 예정돼 있는 것 역시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에 호재”라며 “다만 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비우량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기업 부도 등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운용사와 매니저 트랙 등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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