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미국과 중국 간 통상마찰과 국내 투자·고용 부진 등 대내외 리스크로 단기간 내 개선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면서도 인상 속도의 우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후보자는 2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는가’라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고용 등 부진한 지표와 소비·수출 등 견조한 지표들이 혼재돼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일자리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중 통상마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내년 경제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고용·분배 등 민생여건도 구조적 요인 등이 작용하고 있어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부총리로 임명될 경우 경제활력 제고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에 최대한의 노력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취임 이후 핵심 추진 과제로는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 구현’을 꼽았다. 홍 후보자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을 극대화해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대비 투자를 강화하고 미중 통상마찰 등 대내외 리스크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소득분배 왜곡, 양극화, 계층이동 단절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시장에서 애로를 제기하는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시장과의 소통, 면밀한 분석을 통해 보완해나갈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수준이 적절한지 묻는 질의에는 “저임금 근로자 생활 안정, 양극화 해소 등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 인상은 가야 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시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속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향후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홍 후보자는 장시간 근로문화 탈피와 삶의 질 개선 및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근로시간 단축 역시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집중근로가 필요하거나 계절요인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성수기 대응이 어렵다는 애로를 호소하고 있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사의 의견을 수렴해 기업의 근로시간 활용의 유연성과 근로자의 노동권 보호가 조화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입법화를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조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보유세 비중을 높이고 거래세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종부세 개편과 더불어 신혼부부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대해서는 발표했던 것처럼 거래세를 인하할 계획”이라며 “다면 취득세는 지방세로서 전반적 세율 인하는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지역 간 재원 배분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4일 열린다./세종=정순구·한재영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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