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철금속협회는 “밍타이그룹 진출 2~3년 이내 국내 알루미늄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한다”고 2일 밝혔다. 밍타이그룹은 광양 경제자유구역 내 세풍일반산업단지 8만2,645㎡(2만5,000평) 부지에 3,520만 달러를 투입해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법인명은 광양 알루미늄공업이며 알루미늄 스트립 연간 10만톤과 알루미늄박 2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유치 주관기관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밍타이의 한국 법인 설립을 긍정적으로 보고 5년 법인세 면제와 추가 2년 50% 면제 등 혜택을 부여했다. 비철금속협회 관계자는 “밍타이 한국 공장의 사업 내용이 기존 국내 업체와 중복되는 데다 사업 확대 시 규제할 법적 수단이 없다”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거대 중국기업과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해 국내 기업이 기존 시장을 빼앗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루미늄 업계는 밍타이그룹이 한국에 공장을 짓는 가장 큰 이유가 ‘우회수출’에 따른 혜택이라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통상 마찰이 덜한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유럽연합(EU) 등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경제권에 대한 우회 수출도 밍타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목적으로 보고 있다. 협회 측은 “중국 기업이 원산지를 한국으로 변경해 수출할 경우 미국과의 통상 마찰 가능성이 높고 한국 제품 전체에 대한 쿼터제한이 발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내 알루미튬 업계는 밍타이 한국 법인이 중국 정부 보조금 8~10%와 한국 정부의 외투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에 따라 국내 업체 대비 약 20%의 원가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밍타이 한국 법인은 기존 한국 업체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유럽·동남아 등에서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질주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의 시장잠식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알루미늄 업계의 2017년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해 밍타이를 당해낼 수 없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알루미늄 업계는 국내 고급 기술 인력과 숙련공 등이 밍타이로 이직하는 것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규모가 영세한 상황에서 우수인력 몇 명만 유출돼도 공장 가동이 어려질 수 있다”면서 “또한 인력 이동에 따라 기술이 유출되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퇴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 측은 “정부는 국내 알루미늄 산업의 고용유지와 투자확대를 위해 밍타이알루미늄 투자유치를 전면 재검토해달라”며 국회를 향해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을 개정하는 등 투자 자유화 정책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