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오는 2020년 4월에 만료되는 2M과 해운동맹의 연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동맹가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영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리한 계약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는데다 향후 선복량 회복을 바탕으로 다른 동맹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카드이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6년 말 세계 최대 해운 동맹인 2M과 2017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조건부 협력 계약을 맺었다. 당시 현대상선과 2M은 향후 현대상선의 재무구조와 유동성 개선 등을 지켜보며 정식 회원사 가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현대상선과 2M이 결별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이 2M과 맺은 계약이 현대상선 입장에서 불리한 조건인데다 영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운 동맹의 계약 기간은 최소 5년에서 10년 정도이지만 현대상선은 2M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정식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노선 운항에 있어 불리한 조건을 떠안고 있다. 영업력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2M이 현대상선의 신조 발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2M은 현대상선이 4월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해서도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동맹 계약을 맺고 있는 2M이 경쟁력 회복이 다급한 현대상선의 선박 충원에 발목을 잡는다”고 전했다. 2M도 현대상선과의 동맹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회의적이다. 2M이 최근 이스라엘 해운사인 짐라인과 미국 동안항로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하며 현대상선이 불리해졌다. 현재 현대상선은 아시아와 미주 동안을 잇는 노선 없이 2M의 배에 공간을 빌려 화물을 실어 나르며 해결책으로 올 초 짐라인과 미주 동안노선을 공동 운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짐라인이 2M 동맹에 가입하며 현대상선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상선 관계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올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이 2020년부터 인도되는 만큼 늘어난 선복량을 바탕으로 2M이 아닌 다른 해운동맹에 가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현대상선이 환적 화물 처리량이 많은 부산신항만 4부두(HPNT) 지분 인수까지 완료하면 글로벌 해운 동맹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 확보로 선복량이 크게 늘어나고 HPNT 지분 인수로 항만 이용료를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2M 대신 프랑스의 CMA CGM·중국의 코스코·대만의 에버그린 등이 참여하는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cne)에 가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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