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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걸린 중앙·지방정부 ‘예산전쟁’

국세·지방세 비율 7대 3 목표에

당정 “지방소비세 세수 키워야”

교부금·보조금 등 반영하면

지자체 재원 이미 조세의 60%

자칫 방만 재정 부추킬 우려





정부가 현재 8대2에 가까운 국세·지방세 비율을 2022년 7대3에 맞추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주무르는 실제 재원은 이미 총 조세의 6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에 넘어가는 돈이 전체 거둬들이는 세금의 40%에 이를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소비세 세수를 키워 지방세 비중을 높이겠다는 정부·여당 구상이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출산·고령사회 진입으로 국가 차원의 복지 확대 요구가 빗발치는 터여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획기적인 기능 조정 없이는 자칫 막대한 국세 감소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일 정부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와 지방세를 합한 총 조세는 345조8,000억원이다. 국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은 크게 국세와 지방세로 나뉘는데, 국세가 265조4,000억원(77%), 지방세가 80조4,000억원(23%) 씩을 담당했다. 정부는 이 비중을 2022년까지 7대3(지방세가 3)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 재정을 튼튼히 해 지방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그러나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전되는 각종 비용을 반영하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주머니 사정은 완전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자체로 넘어간 이전 재원은 총 138조7,000억원으로 파악됐다. 교육교부금 48조6,000억원, 국고보조금 47조7,000억원, 지방교부금 42조4,0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 같은 이전재원을 반영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가용재원은 각각 126조7,000억원(37%)과 219조1,000억원(63%)이었다. 중앙정부보다 지자체가 주무를 수 있는 돈이 1.7배 많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지방세 세목인 지방소비세 세수를 키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소비세는 국세인 부가가치세 중 일부 전환되는 세금이다. 여당은 최근 부가가치세에서 지방소비세로 전환되는 비율(지방소비세율)을 현 11%에서 15%로 4%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내년도 세입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2020년까지 세율을 추가로 6%포인트 올려 21%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지방소비세율의 급격한 상향 조정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실제 사용 가능한 재원 불균형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총 조세 중 지방세 비중은 23.7%에 불과하지만, 지방으로 이전되는 이전재원을 고려하면 지방소비세 세수를 추가로 확대해야 할 필요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개별 지자체의 자발적인 세수 증대 노력과 중앙정부와의 기능 조정 없이는 방만 재정 운영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 “지자체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세금 집행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내년 지방소비세율 4%포인트 상향 등을 통해 3조3,000억원, 이듬해에는 5조1,000억원의 지방세 확충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의 기능 이양은 3조5,000억원 규모에 그친다. “지방 재원이 살찌워지는 데 비해 기능 이양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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