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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 '한국판 카이스트' 구축 ...개도국 '교육+건설' 진출 청신호

KAIST,교육설계·경영자문 등 계약

중동·중남미 등으로 수출확대 기대

케냐 과학기술원 정문 조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가 ‘케냐과학기술원’의 교육·연구 과정 설계와 기자재 공급, 경영자문에 나서기로 했다. 과학기술원은 케냐가 ‘아프리카 실리콘밸리’를 표방하며 나이로비 인근에 조성하는 콘자 기술혁신도시내에 들어선다. 특히 건축설계와 감리업체까지 컨소시엄을 이뤄 앞으로 중동·아프리카·중남미·중앙아시아 등에 고등교육 서비스와 건설업을 패키지 수출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카이스트가 그동안 중동과 중국에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일부 수출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체 교육·연구과정을 도맡은 것은 처음이다.

카이스트(총장 신성철)는 케냐 교육과학기술부가 발주하고 콘자기술혁신도시개발청이 시행하는 ‘케냐과학기술원 건립 컨설팅 사업’의 최종 계약을 지난달 30일 맺었다고 3일 밝혔다.

케냐는 이공계 핵심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 정부로부터 차관을 제공받아 총 1,070억 원(약 9,500만 달러) 규모로 오는 2021년까지 케냐과학기술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KAIST 컨소시엄이 맡은 교육·건축설계와 감리·연수분야에는 106억 원(945만 달러)이 투입된다. 카이스트 측은 “4개 대학 컨소시엄 간 경쟁 끝에 11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KAIST는 건축설계(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및 감리(선진엔지니어링)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는 36개월간 기계공학·전기·전자공학·ICT 공학·화학공학·토목공학·농업생명공학 등 6개 핵심학과와 공통 기초과학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교육·실험·일반 기자재 공급, 산·학협력 등 경영계획을 컨설팅한다. 내년 1월 중 케냐에서 사업 착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KAIST 측은 고경력 은퇴자나 젊은 과학자, 유휴 연구 장비의 활용을 높일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냐 과학기술원 전체 조감도.


카이스트는 1971년 미국 국제개발처(USAID)로부터 600만달러의 차관을 지원받아 설립된 지 47년 만에 ‘원조를 하는 대학’으로 탈바꿈했다. 2010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칼리파대학에 원자력공학과 프로그램을 처음 수출했다. 2015년에는 중국 중경이공대에 전기·전자공학부와 전산학부 교육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수출해 작년부터 연간 10억 원 규모의 운영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20년 개교하는 MBSCSAI와 로봇공학 학사과정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과학기술 기반 ODA(공적개발원조)의 성공 사례를 창출하고 케냐의 이공계 인재를 양성해 근대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대덕연구단지 내 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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