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대학 컴퓨터 공학부 교수 앤드루 응(42)은 세계 2대 기술기업 구글과 바이두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이끈 인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바이두를 떠났다. 그 후 몇 달에 걸쳐 3곳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설립해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일련의 온라인 인공지능 과정인 딥러닝닷에이아이 deeplearning.ai, 제조업체들을 위해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랜딩닷에이아이Landing.AI, 그리고 관련 스타트업을 양성하는 인공지능 펀드(AI Fund)가 그 주인공들이다. 포춘은 그에게 왜 기술 대기업을 떠났으며, 차기 프로젝트와 분야는 무엇인지, 그리고 인공지능의 부상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질문을 던졌다.
포춘: 우선 랜딩닷에이아이에 대해 얘기해보자. 고객들은 누구이고, 무엇을 만드는 기업인가?
앤드루 응: 우리는 일반 기업들이 뛰어난 인공지능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내가 맡았던 구글 브레인 Google Brain은 구글을 훌륭한 인공지능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가장 큰 동력이 됐다. 또한 내가 이끈 연구팀이 바이두도 혁신했다고 자신한다. 그런 관점에서 다른 기업들도 얼마든지 뛰어난 인공지능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갖게 된다. 만약 전기나 인터넷이 없었다면 지금 세계는 얼마나 열악했을까?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사회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 이전 세계가 어땠는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혜택을 입을 입을 것이다.
왜 지난해 바이두를 떠나 사업을 시작했나? 대기업 생활에서 무엇이 부족하다고 느꼈나?
바이두와 구글은 뛰어난 기업이다. 그러나 밖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 전기와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듯,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신생기업과 기존 기업들에게 혁신의 기회가 열렸다. 인터넷의 등장 덕분에 인터넷 기업이 아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같은 기존 기업들이 변화했다. 이런 흐름에 부응한 스타트업들도 있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바이두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의 부상도 마찬가지다. 내가 몸 담고 있는 3개의 팀을 보라. 인공지능 펀드는 처음부터 신생 인공지능 회사들을 만드는 데 관여했고, 랜딩닷에이아이는 기존 기업들이 인공지능 사업을 하도록 도왔으며, 딥러닝닷에이아이는 기존 기업과 신생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1억 7,500만 달러의 자금으로 인공지능 펀드를 시작했다. 펀드의 투자처는 어디인가?
인공지능 펀드가 투자한 기업은 우봇Woebot과 랜딩닷에이아이다. 우리 인공지능 펀드엔 신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내부 팀들이 있다. 우리는 보통 직원들을 모집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면서 초기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으로 실현시킨다. 궁극적으론 초기 멤버가 창업자가 되는 셈이다.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요인 등으로 인해 대기업이 더욱 막강한 세력을 구축한 환경에서, 스타트업들의 경쟁이 더 어려워졌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기술 대기업들이 신생기업과 유사한 제품을 제공하면 더욱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지 않나?
15~20년 전의 마이크로소프트는 거대한 고릴라 같았다. 그러나 오늘날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모바일(컴퓨팅)의 부상을 활용해 뛰어난 기업으로 부상했다. 인공지능의 부상은 모바일의 등장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크다고 본다. 때때로 대기업들은 자신과 같은 반열에 오르려는 스타트업들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궁극적으론 누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다.
언제쯤 공장이 완전 자동화 될 것이라 전망하나?
그 답은 완전 자동화의 정의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직원들이 매우 적은 공장에서 근무해왔다. 건물은 엄청나게 크지만 총 직원은 200명에 불과하다. 과거와 다른 점은 대다수가 수작업 대신 기계와 함께 일하는 고도로 숙련된 엔지니어들과 운영 인력들이라는 것이다.
과거였다면 현장에서 일했을 법한 평범한 수준의 직원들은 어떻게 되나?
그 동안 ‘중산층의 공동화(空洞化)’를 우려하는 보고서들이 많이 발표됐다. 그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교육이라 생각한다. 중하위층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솔직히 교육 외에 해결책은 없다고 본다. 엄청난 변화 속도 때문에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는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직원들이 보편적 기본 소득(universal basic income) 개념을 지지하고 있다. 모두가 받을 수 있게 보장된, 어떤 부가 조건도 붙지 않는 급여 말이다.
노동의 존엄성은 가치가 큰 개념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기본 소득보단 교육비를 지급해야 한다. 학습을 통해 노동시장 재진입 때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장기적 혜택은 매우 크지만 단기적으론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단기적 최적화에 더 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부 기본소득이 기본소득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무엇을 성취하길 바라는가?
기술 혁신이 있을 때마다 세계의 많은 부분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나는 세계가 더욱 공정해지고 모든 이들에게 더 나은 기회와 교육이 제공되길 바란다. 단순 잡무를 줄이고 민주주의가 더 잘 운영되길 바란다. 그리고 기술을 통해 세계의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다.
번역 강하나 same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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