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사진) 국무총리가 중견기업인들을 초청해 최근 경영 환경과 노동 여건 변화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듣는다. 이 총리가 중견기업인들만 별도로 만찬에 초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중견기업계에 따르면 이 총리는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과 조시영 대창 회장, 김해련 송원그룹 회장,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최진식 심팩 회장 등 중견련 부회장들을 4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을 함께 한다. 이 총리는 장시간에 걸친 대화가 필요할 때면 막걸리 모임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견기업인들은 이번 자리에서 오랜 불경기와 노무비 상승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중견기업 지원 정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찬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 2014년 출범한 이후 황교안 전 총리가 중견기업인들을 두 차례 공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었지만, 저녁 만찬으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총리의 막걸리 만찬이 통상 허심탄회하게 현안을 논의할 때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견기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계에서는 이 총리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위축된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노동 환경 변화에다 주력 산업 부진 등으로 당장 내년도 경제 방향도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경제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중견기업인들로부터 현장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중견기업연합회의 고위 관계자는 “총리공관 만찬에 초청받은 것은 연합회 출범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중견기업 절반 이상이 자동차·조선·핸드폰 등 주력 업종 대기업의 1~2차 협력업체인 만큼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번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맹준호·박우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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