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이하 벤츠) CLS가 3세대로 거듭났다. CLS는 뛰어난 주행 성능과 안락함이 조화를 이룬 4도어 쿠페의 원조다. 국내에선 6기통 디젤엔진 모델이 먼저 출시됐다. 직접 타본 신형 CLS는 여전히 우아하고 잘 달렸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지난 2003년 벤츠는 CLS를 선보이며 ‘4도어 쿠페’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CLS는 쿠페가 지닌 역동성과 우아함, 세단이 가진 안락함과 편의성을 모두 다 잡은 차였다. CLS가 국내에 소개된 건 2005년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약 1만4,000대가 판매될 정도로 국내 고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CLS가 6년만에 완전히 바뀌어 ‘더 뉴 CLS’로 돌아왔다. 더 뉴 CLS는 3세대 모델로 국내에서는 6기통 디젤엔진을 단 ‘CLS 400d 4매틱’과 ‘CLS 400d 4매틱 AMG 라인’이 먼저 선을 보였다. 가솔린 엔진 모델은 추후 출시할 예정이다.
더 뉴 CLS 400d 4매틱을 시승했다. 더 뉴 CLS는 앞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얼굴이 특징적이다. 이를 두고 벤츠는 ‘상어 코’를 닮았다고 설명했다. 옆모습은 높은 벨트라인(창문과 문짝 경계선)과 프레임이 없는 측면 유리창이 전형적인 CLS의 디자인 특징을 계승했다.
쿠페는 아름답기만 한 차가 아니다.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함께해야 한다. CLS 400d 4매틱과 CLS 400d 4매틱 AMG 라인에는 새로운 3리터 직렬6기통 디젤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달려있다. 최대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71.4kg·m의 성능을 낸다. 제원표에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5초가 걸린다고 나와 있다.
시동버튼을 눌러 CLS를 깨웠다. 디젤엔진을 달고 있지만 큰 떨림 이나 소음은 없었다. 가속페달 위에 올려 뒀던 오른발에 힘을 살짝 줬다. 벤츠가 보여주는 특성이 그대로 살아 있다. 첫 움직임이 묵직하고 부드럽다. 3세대 CLS는 더욱 향상된 충격흡수 시스템을 적용한 에어서스펜션 방식 ‘에어 바디 컨트롤’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에 맞추고 CLS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정숙하지만 날렵하게 속도를 냈다. 디젤엔진이 가진 강력한 토크는 살아있었지만 가솔린엔진만큼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인상적이었다. CLS 400d 4매틱 모델에 탑재된 3리터 디젤엔진은 ‘캠트로닉 가변 밸브리프트 컨트롤’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엔진 블록과 실린더 벽에 ‘나노 슬라이드 코팅’을 해 마찰로 인한 동력 손실을 줄였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는 “더 뉴 CLS 400d에는 국 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법(WLTP) 규제 기준을 충족한 새로운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며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파워트레인 성능 강화, 주행감 향상 같은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더 뉴 CLS는 고속에서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흔들림 없는 주행을 이어갔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묵직해지는 스티어링 휠은 안정적인 고속주행을 도왔다. 신호가 걸려 고속에서 급 정 거를 시도했다. 차체가 밀리는 느낌 없이 바닥에서 잡아채는 느낌이 안정감을 줬다. 코너링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차체 밸런스를 유지했다.
더 뉴 CLS는 다양한 안전 기능을 채택했다. 반자율 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되었다. 특히 충돌 위험이 감지된 경우 스피커를 통해 고주파 음을 내 충돌 시 발생하는 높은 음압으로 인한 청각 손실을 최소화해주는 ‘프리 세이프 사운드’를 기본 사양으로 새롭게 탑재했다.
뒷좌석이 3인석으로 바뀐 것도 큰 변화다. 이전 세대 모델에는 뒷좌석 한 가운데 두툼한 패널이 있어 뒤에 두 사람만 앉을 수 있었지만 3세대에서는 3명이 탈 수 있게 바꿨다. 뒷좌석 등받이는 40대 20대 40 비율로 접을 수 있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지 않고도 트렁크는 최대 넉넉한 적재공간(520리터)을 제공한다. 가격은 CLS 400d 4매틱 9,850만 원, AMG 라인 1억75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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