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주요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해 잔액이 400조원을 돌파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의 11월 주담대 잔액이 401조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4조1,736억원이나 늘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면서 계약을 앞당겨 대출을 받아두는 가수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31일 시행한 DSR 규제는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소득의 70%를 넘으면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90%를 초과하면 거절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대출금액이 줄어들어 주담대 둔화 추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일부 차주들은 은행의 대출승인이 1개월간 유효하다는 점을 이용해 10월 30일까지만 대출승인을 받아두고 11월에 실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들이 거래 시일을 조정했다는 것을 은행에서 확인할 수 없으나 이런 현상은 매번 규제 시행 전에 나오곤 했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물량이 4분기에 몰려 집단대출이 늘어난 점도 주담대 증가세에 일조했다.
11월에 집단대출은 전월 대비로 1조5,996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다. 올해 공급물량 48만호 중 18만호가 4분기에 풀린 탓이다. 공급물량 확대가 전세자금대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급물량의 상당 부분이 전·월세로 돌아가므로 통상 공급물량이 증가하면 전세자금대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망세가 짙은 상황이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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