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의 핵심부품이자 국내 제조사들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마저 중국·일본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와 시장 선도자인 일본 업체가 출하량을 크게 늘리면서 국내 대표주자인 LG화학(051910)과 삼성SDI(006400)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4일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전 세계 배터리 출하량에서 LG화학과 삼성SDI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각각 한 계단 떨어진 4위와 6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일본 파나소닉은 1위를 지켰고 중국 업체들은 전년 대비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톱 10’에 무려 5개 업체가 포진했다.
중국 업체인 CATL·BYD는 각각 2, 3위로 최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CATL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0% 성장한 1만3,105㎿h로 LG화학(5,157㎿h)과 삼성SDI(2,331㎿h)의 출하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BYD 역시 8,027㎿h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7%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밖에 파라시스(233%)·리센(213%)·구오쏸(91%) 등이 놀라운 성장세를 나타내며 7·8·9위를 차지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의 출하량은 1만5,337㎿h에 달하며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출하량도 각각 38.6%, 21.4% 늘었지만 시장 평균 성장률(80%)에는 못 미쳤다. SNE리서치는 “내수 중심이었던 중국 업체들이 둥지 밖으로 나오고 있고 일본은 테슬라 판매 급증의 수혜를 보고 있다”면서 “한국 업체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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