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 모빌리티 기업이 제공하는 승차공유 서비스는 미국 교통수단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우버는 지난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뒤 불과 5년 만에 비상장 기업 중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지닌 회사로 성장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자율주행차와 플라잉카 등 미래 모빌리티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교통 체증 해소와 환경 보호 흐름이 맞닿으며 마이크로 모빌리티도 새로운 공유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 달 이용자만 韓 인구 1.5배… 대세가 된 승차공유=매달 전 세계에서 우버를 이용하는 고객은 7,500만명으로 국내 인구의 1.5배에 달한다. 2009년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는 올해 6월 기준 100억건의 여정(Trip)을 기록했다. 운전기사로 등록된 숫자도 미국에서만 90만명, 전 세계적으로는 300만명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승차공유를 보편적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수입을 위해 정규 직업 이외에 승차공유 기사로 등록해 활동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한 우버 기사는 “낮에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고 우버 운전은 퇴근 후나 주말에만 하고 있다”며 “세컨드 잡(Second Job)으로 우버 운전기사를 하는 경우가 주변에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버에 따르면 미국 내 90만명의 기사 중 50%가 주 10시간 미만 우버를 이용해 운전하고 있다.
승차공유(Ride Sharing) 이외에 차량 공유(Car Sharing) 시장도 성장 중이다. 투로(Turo)의 경우 개인이 소유한 자동차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로에 따르면 미국와 영국·캐나다·독일 등의 5,500개 도시에서 1,000만명이 투로에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등록된 차량도 35만대에 이른다. 차주는 한 달에 평균 9일 동안 자신의 차를 공유해 월 625달러(약 70만원)의 부가 수입을 올린다.
앤드루 목 투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차주는 자신의 차를 공유해 번 수익으로 9만달러가량의 테슬라 차 2대를 새롭게 구입할 수 있었다”며 “투로는 고객들이 필요할 때마다 차량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며 차주들에게는 차 소유 비용을 상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규제에서 상생으로 이동 중인 美=미국 역시 새로운 공유경제 기업들과 기존 업체들 간 갈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뉴욕의 경우 승차공유가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1년간 우버와 리프트의 신규 면허를 동결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앤드루 샐즈버그 우버 교통정책·연구 책임은 “우버 차량을 제한하는 내용에는 우버뿐만 아니라 교통 전문가들도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버는 택시 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심 중이다. 우버플래시(UberFLASH)는 하나의 앱으로 우버와 택시 중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싱가포르의 경우 이를 통해 택시 기사의 수입이 19% 늘어나는 등 공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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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끄는 공유 전기 스쿠터도 규제 갈등을 끝내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점차 안착하고 있다. 과거 라임·버드 등 12개의 업체가 난립하면서 문제가 발생하자 샌프란시스코시는 무조건 금지하기보다는 스킵·스쿠트 두 개 업체에 시범 운영 권리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공유 전기 스쿠터가 인도가 아닌 차도 자전거 라인에서 안전하게 운행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산제이 다스투어 스킵 최고경영자(CEO)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통 체증이 심각해지면서 전기 스쿠터는 빠르고 저렴한 운송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특히 낮은 비용 덕분에 저소득층들의 이용이 많아 도시의 형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스킵은 샌프란시스코(625대)와 워싱턴DC(400대), 오리건주 포틀랜드(683대) 등에서 전기 스쿠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율주행·플라잉카 모빌리티 혁명 이끈다=공유 모빌리티 기업들은 도시의 유휴 자원을 공유하는 데 멈추지 않고 최근에는 전기차나 자율주행차·플라잉카 등 혁신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우버는 미국 피츠버그에서 수동 모드(Manual Mode)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있다. 수동 모드는 전문가(Mission Specialist)가 뒤에 앉아 안전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통해 가상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생성해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HD지도의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다.
오는 2020년 이후에는 플라잉카 시범 서비스도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미국 댈러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 먼저 도입할 예정이며 이외에 호주·인도·일본·브라질·프랑스 중 일부 지역에서도 시범 운행을 할 계획이다. 우버는 플라잉카 상용화 시대가 열리면 1시간30분이 걸리는 거리를 30분 미만으로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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