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주자가 늘어나면서 소수의 커피 애호가가 즐기던 스페셜티 커피가 대중으로 확산되고 있다. ‘나만의 커피’를 즐기고 싶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스페셜티 커피는 프랜차이즈 커피 시대를 뒤이으며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롯데푸드는 스페셜티 로스터리 카페 ‘ONDE(온드)’를 새롭게 개발했다. 유통사가 식품 회사와 협력해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스페셜티 커피는 생산지, 품종, 결점두 등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SCA)’가 세운 기준에 따라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을 받은 프리미엄 커피를 뜻한다.
롯데푸드에서 운영하는 온드는 오는 6일 공식 오픈하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롯데백화점 20여 곳에 입점한 커피 전문점 ‘카페 칸타타’를 대체할 예정이다. 롯데푸드가 사업권을 가진 카페 칸타타는 그동안 매장 운영에 부침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온드는 고객이 직접 원두를 선택하고 로스팅(생두에 열을 가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커스텀 시스템 체험형 카페’를 콘셉트로 잡았다. 고객들은 에티오피아·콜롬비아·브라질 등 산지에서 직소싱한 원두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원두를 즐길 수 있도록 원두를 소형 백에 담아 판매하기도 한다. 블루보틀처럼 에코백 등 브랜드 콘셉트를 담은 다양한 굿즈도 판매할 예정이다.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높은 수요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 바에서 판매하는 스페셜티 커피는 일반 아메리카노 가격(4,100원)보다 적게는 2,000원에서 많게는 8,000원 가량 비싸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호를 반영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믹스 커피나 프랜차이즈 커피와 달리 커피가 만들어지는 시간 동안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스페셜티 커피가 가진 매력이다.
전 세계 커피 시장의 트렌드는 스페셜티 커피를 따라 흘러가고 있다. 블루보틀이 내년 상반기 성수동에 상륙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스페셜티 커피 열풍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블루보틀은 성수동 매장 건물에 블루보틀커피코리아 한국법인 사무실과 로스팅실, 바리스타 교육실 등을 갖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선두주자는 스타벅스다. 지난해까지 15개로 운영되던 스타벅스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 ‘리저브 바(Reserve Bar)’는 11월 현재 41개로 늘어났다. 스타벅스 리저브 바 매장은 30여가지 다양한 원두 중에서 원하는 원두를 선택할 수 있으며 추출법도 고객 맞춤형이다. 단일 원산지의 스페셜티 커피로 선별한 리저브 원두 음료는 누적 200만잔 판매를 돌파하며 매년 30% 판매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SPC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는 지난해보다 4개 증가한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빈의 스페셜티 매장 ‘CBTL’은 현재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4년부터 롯데GRS가 선보인 엔젤리너스 스페셜티 매장은 13개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한 지붕 아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2개로 늘어났지만 그만큼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확장성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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